도쿄 쇼크, 조코비치가 무너졌다

송원형 기자 입력 2021. 7. 31. 03:02 수정 2021. 7. 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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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4강서 츠베레프에 역전패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의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우승)’ 도전이 물거품됐다.

조코비치는 30일 남자 단식 4강전(도쿄 아리아케 테니스노모리 공원)에서 세계 5위 알렉산더 츠베레프(24·독일)에게 세트 스코어 1대2(6-1 3-6 1-6)로 졌다. 조코비치는 1세트를 6-1로 따내며 쉽게 이기는 듯했다. 하지만 2세트 3-3에서 세 게임을 잇따라 내주며 세트 스코어 1-1 동점을 허용했다. 조코비치는 한번 빼앗긴 경기 흐름을 쉽사리 되찾아오지 못했다. 3세트마저 1-6으로 내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츠베레프는 1일 카렌 하차노프(25·러시아올림픽위원회·세계25위)와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조코비치는 올해 2월 호주오픈에 이어 6월 프랑스오픈, 7월 윔블던까지 3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조코비치가 도쿄올림픽과 8월 말에 열리는 US오픈까지 우승할 경우 남자 테니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올림픽 단식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대기록 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여자 선수 중엔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 골든 그랜드 슬램을 해냈다.

애국심이 강한 조코비치는 조국에 금메달을 안기기 위해 올림픽에 계속 도전했지만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첫 올림픽이었던 2008베이징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라파엘 나달(35·스페인·세계3위)에게 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조코비치는 3위를 했고, 나달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런던올림픽에선 4위에 그쳤고, 2016리우올림픽에선 1회전 탈락의 굴욕을 당했다.

도쿄올림픽이 무관중 경기로 열리는 데다 일본 내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나달을 비롯한 여러 테니스 스타는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주변의 만류에도 “애국심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결심했다”며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뉴욕에서 기록 달성에 도전하고 싶다”며 골든 그랜드 슬램에 대한 의욕도 불태웠다.

도쿄에 도착한 조코비치는 “기록 달성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은 특권”이라며 올림픽을 즐겼다. 그는 호텔에서 잠만 자고 대부분의 시간을 선수촌에 있는 세르비아 선수들과 함께 보냈다. 세르비아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를 함께 응원했다. 조코비치는 다른 나라· 종목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면 기분 좋게 응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멘털 관리법, 식단 구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높은 습도와 함께 체감 온도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조금씩 지쳐갔다. 그는 첫 경기를 마친 후 “지금까지 겪은 더위 중 가장 심하다”며 경기 시간 변경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무더위에 단식 5경기, 혼합 복식 3경기까지 소화하며 체력이 바닥났다. 이날 단식 이후 열린 혼합 복식 준결승에서도 0대2로 졌다. 조코비치는 휴식일 없이 31일 곧바로 단식,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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