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팀' 감독이 패배보다 싫어하는 것

윤민섭 2021. 7. 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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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샌드박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DRX를 잡으며 연패를 끊은 이들은 이후 강팀으로 분류되는 젠지, T1, 농심 레드포스를 연이어 꺾었다. 9승5패(세트득실 +5), 3위 자리에 올랐다. 30일 농심전 직후 리브 샌박 김목경 감독을 만나 팀이 ‘잘 나가는 비결’을 물었다.

-팀이 4연승에 성공했다.
“시청자분들은 즐거우시겠지만, 코칭스태프는 미쳐버릴 것 같은 게임의 연속이다. (웃음) 연승을 하고 있다는 게 체감이 안 될 정도다. 최근 네 경기에서 50% 이상의 승률을 거두는 걸 목표로 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고비를 넘겼다고 본다.”

-이날 농심전은 어디서 승패가 갈렸다고 보나.
“밴픽이 첫 번째 승리 요인이었다. 우리와 상대가 생각하는 밴픽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걸 1세트 때 느꼈다. 밴픽 싸움에서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세트를 내준 게 너무 아쉽더라. 밴픽은 1세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1세트를 진 뒤 선수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문했나.
“우리가 적극적으로 싸움을 걸지 못해서 패배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타이밍이 굉장히 많았다. 2킬을 내주고 시작하긴 했지만, 라인 주도권이 있어서 쉽게 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에게 다이애나를 의도적으로 내주고, 게임 내에서 레오나로 다이애나를 괴롭히는 플레이를 준비해왔는데 이 점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가 우리보다 잘하거나, 우리가 실수해서 지는 건 괜찮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우리가 준비한 게 있으니 이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사소한 실수들을 ‘조커’ 조재읍 코치가 잘 짚어주기도 했다.”

-농심이 이날 전까지 5연승을 달려왔다. 맞춤 전략을 준비해왔나.
“올해 농심 상대로 이긴 적이 없었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우리는 T1, 젠지 등 늘 져왔던 팀들을 하나씩 이겨나가는 단계에 있다. 오늘 농심까지 이기면 무조건 플레이오프에 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리가 농심보다 강한 점이 있다고 봤다. 초반 라인 주도권이다. 전략을 세세하게 전부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 점을 잘 살려 협곡의 전령 싸움을 펼치고 스노우볼을 굴리는 전략을 짜왔다. 농심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팀이다. 실제 데이터를 봐도 그렇다. 상대가 게임 초반에 우위에 서는 걸 허용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

-7위로 마쳤던 스프링 시즌 때와 무엇이 다른가.
“스프링 시즌 때는 밴픽과 오더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달랐다. 이견 조율도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 알아가고, 호흡을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
조재읍 코치가 서포터 출신이다 보니 바텀 듀오의 라인전 기량을 향상시킨 것도 크게 작용했다. 오늘 바텀에서만 밴 카드 4개를 뽑아내더라. 감동적이었다. 하하. 코치진은 선수를, 선수는 코치진을 믿는다. 시너지 효과가 결과로 나오고 있다.”

-담원 게이밍 시절부터 공격적인 팀, 재밌는 게임을 하는 팀을 만들고 싶어했는데.
“나는 답답한 게임을 싫어한다. 과거에 LCK를 보면 항상 느리고, 답답한 게임을 하더라. ‘나는 절대 저런 팀을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팀들이 잘못된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고, 공격적인 게 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 팀에는 내가 추구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게임을 섬세하게 알려주는 코치진이 있다. 경기에 대한 피드백은 코치진에게 일임하고 있지만 딱 하나, 답답한 플레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우리는 팬들이 늘 다음 게임을 기대하는 팀을 추구하고 있다.”

-정규 리그 종료까지 4경기가 남았다.
“오늘도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단점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경기가 재밌다는 얘기는 그만큼 게임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으로 흘러간다는 의미다. 플레이오프 진출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선 단점을 없애야 한다. 상대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리브 샌박 경기는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도록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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