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박처원 유산이 7000조? 사기꾼의 황당 주장 "난 숨겨진 딸" [종합]

최하나 기자 2021. 7. 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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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궁금한 이야기Y' 박처원 치안감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사기꾼에 대해 조명했다.

30일 저녁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영화 '1987'의 실제 모델인 박처원 치안감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박 여인에 대해 조명했다.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는 그 일에 세 남자는 애가 탔다. 지방에서 건설과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인 회사 대표와 본부장은 요즘 5분 대기조 신세였다. 지난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상속을 받았다는 재력가는 박 씨였다.

박 씨는 자신이 박처원 치안감의 딸이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아바가 박처원이라는 이름으로 간첩 잡는 일로 평생을 나라에 충성하다가 버림 받았다"고 했다. 영화 '1987' 박처장의 실제 인물인 박처원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이다. 박처원은 故 박종철 열사의 고문 치사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다.

박 씨는 세 남자에게 박처원의 최근 모습이라며 사진을 건넸다고. 김 대표는 "박처원이 인터넷 뉴스에는 죽었다고 나오는데 박 씨는 살아있다고 하더라"고 했다. 본부장은 "박처원의 자료가 거의 없다. 가족이 누구인지도 모르고"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 씨가 박처원이 사망한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건너가 은밀하게 신분을 바꾸고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처원이 딸의 후견인에게 보낸 7조 상당의 통장 거래 내역이 지방 사업가들 사이에 암암리에 퍼져 나갔고, 천문학적인 유산을 상속 받은 박 씨에게 사업가들이 몰려들었다고.

아버지가 소유한 수천조에 달하는 검은 돈. 그 돈을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가들에게 그녀는 통 큰 투자를 약속했다. 차명으로 관리돼 오던 대기업 주식과 부동산 및 각종 회원권들. 연로한 박처원이 사망하기 전 그의 재산은 차근차근 박 씨에게 넘어왔고, 남자들은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

상속 과정을 돕는 대가로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 받기로 약속한 대표들. 이들은 그 이후로 서울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세간엔 알려져서는 안 되는 돈 수송 작전을 돕기 위해 잠복해서 대기한 것도 2달 째였다.

박 씨는 용산 모처에 마련된 벙커에서 수천 조 상당의 돈이 은밀하게 옴겨지고 있다고 했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고 나면 대가를 챙겨주겠다고 했다.

대표들은 운영 중인 사업체도 뒤로 하고 박 씨를 도왔다. 이제 투자금을 받을 일만 남았다. 투자금을 넘겨주기로 한 날 나타난 박 씨는 서울 모처에 은신해 있는 박처원이 맹장염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에 초조한 대표가 박 씨에게 박처원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투자금을 보내주고, 조만간 박처원과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박 씨.

그런데 약속 시간이 지날 수록 박 씨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는 돈 뭉치를 기다리고 있는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각 회사의 대표들이 지정된 장소에서 투자금을 기다린지도 벌써 몇 시간째. 드디어 박 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약속 시간을 넘기고도 당당하기만 했다. 날이 저물 무렵 박 씨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박 씨는 날씨 때문에 돈 수송이 쉽지 않다는 말을 전했다. 박 씨는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400번 이상 돈 수송을 미뤘다.

그 시간 동안 대표들이 박 씨에게 바친 건 시간 뿐만이 아니었다. 상속 과정에 수수료 및 수송료 명목으로 벌써 박 씨에게 수억원을 건넨 대표들.

왜 천문학적인 돈을 상속 받았다는 박 씨는 왜 자꾸 돈 지급을 미루는 걸까.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박 씨에게 박처원 딸이 맞냐고 물었다. 이에 박 씨는 "그걸 왜 내가 말해야 하나"라고 답을 거부했다. 박 씨는 곧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씨는 남편의 호위를 받으며 카메라를 피했다.

박 씨는 박처원의 딸이 맞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다음 번에 말하면 안 되냐"고 말을 돌렸다. 또한 박 씨는 "아버지가 7000조 이상의 재산을 남긴 것은 맞다"고 했다. 이어 박 씨는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증빙 서류를 구비해 오겠다"고 했다.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박처원은 어딘가에 숨어 살며 가족들에게 재산을 넘겨주고 있는 것일까. 세간에 알려진 박처원의 마지막은 악업의 대가를 치르듯 외로운 죽음을 맞았다.

제작진은 그의 마지막을 알고 있는 사람과 만났다. 과거 박처원 사단의 핵심 인물이자 일명 고문 기술자로 불리던 이근안이었다. 제작진은 이근안에게 박 씨가 박처원의 최근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을 보여줬다. 이에 이근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근안은 박 씨의 사진을 보고는 "이런 딸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근안은 "왜 이 여자가 등장한 거냐"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박 씨가 박처원 딸이며 박처원이 7000조가 넘는 재산을 남겼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근안은 "박처원에게는 그만한 재산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미 사망한 박처원의 흉내를 내며 문자를 보낸 자산가는 누굴까. 제작진은 박 씨의 실제 동생과 통화에 성공했다. 박처원과는 아무 관계도 없으며, 진짜 아버지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알고 보니 박 씨는 상습 사기로 지난해 출소한 전과자였다. 박 씨는 몇해 전 '명동 큰손 할머니'의 의붓 손녀라고 주장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바 있었다. '명동 큰손 할머니' 의붓 손녀 행각 사기로 옥살이를 하고 출소한 뒤 박 씨가 또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었다.

박 씨는 자신은 박처원의 숨겨진 딸이라며 또 다시 미묘하게 말을 바꿨다. 이미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을 두고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이어갔다.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겼다며 자료를 준비해 다시 만나자고 했다.

대표들은 자신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 사활을 걸고 매달려 온 투자 유치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김 대표는 "이렇게 나이를 먹고 어처구니 없이 사기를 당한 거 아니냐"고 허탈해 했다. 김대표는 결국 박 씨를 고소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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