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발 벗고 나설 수 없는 아픔

박효순 기자 2021. 7. 3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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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환자 연 평균 6만명 병원 찾아

[경향신문]

여성이 85%…7·8월 진료 많아
불편한 신발에 발 맞추지 않고
발에 신발을 맞추는 것이 우선
무릎·허리에 2차 질환 발생 등
증상 심하면 골격 바꾸는 수술
최소침습 교정술, 흉터 최소화

여름철 발의 노출에 따라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면서 안쪽이 돌출된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통증·저림증이 생기고 붓고 염증이 발생하며 관절이 변형되는 등 신체 기능적인 문제뿐 아니라 미용적으로도 좋지 않은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여성에게 월등히 흔한데 유전적인 발의 모양과 후천적으로 신발, 특히 하이힐에 의해 발생하는 변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무지외반증 진료 환자는 연평균 6만명에 달하며 발의 노출이 잦은 7~8월에 환자 수가 가장 많다. 여성 환자의 비율이 85% 정도인데,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진료를 받는 비율이 낮아 남성 무지외반증 환자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 배서영 교수(정형외과)는 “앞 코가 좁고 밑창이 얇으면서 굽이 높은 하이힐은 대표적으로 무지외반증을 악화시키는 신발”이라고 밝혔다. 걸음걸이나 류마티스관절염, 외부적 손상 등에 의해서도 인대나 발의 뼈 모양이 변형돼 무지외반증이 생기기도 한다.

정상 발과 무지외반증 발(오른쪽)의 엑스레이 촬영 영상. 바른세상병원 제공

배 교수는 “엄지발가락이 붓고 아프면 무지외반증을 먼저 떠올리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도 있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만으로 질환을 단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엄지발가락의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주로 발등 쪽에 먼저 뼈가 자라나오고 통증을 만드는 무지강직증이라는 병도 무지외반증과 흔히 혼동될 수 있다. 드물게는 관절 주변에 종양(혹)이 생겨서 무지외반증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이유다.

무지외반증이 심하지 않다면 발의 모양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신발의 모양을 발에 맞추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진행 속도가 빨라지거나, 신발을 바꾸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는 통증이 좋아지지 않거나, 맞는 신발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면 발의 골격 모양을 바꾸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배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여러 수술을 병합해서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마다 수술 방법도 다를 수 있다”면서 “수술의 주된 내용은 뼈를 인위적으로 골절을 만들어(절골술) 모양을 바로잡고 필요한 인대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은 증상이 진행될수록 발뿐 아니라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내측 볼의 통증으로 보행이 정상적이지 않아 무릎이나 허리 등에 2차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발목인대 손상과 무릎 관절염, 허리 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상당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이원영 원장(정형외과)은 “무지외반증은 치료하기 전까지 발가락 변형이 지속되고, 비수술적 치료로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발의 변형이 있다 하더라도 통증이 없다면 수술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초기나 중기의 무지외반증에 최소침습 교정술로 4~5㎜ 미만의 작은 상처 4~5개를 통해 수술이 진행되면 6~7㎝가량을 절개하는 수술에 비해 통증과 흉터를 최소로 줄이고 수술시간도 단축돼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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