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경기회복 기대감 꺾였다
[경향신문]
상반기 생산·소비 지표 양호 불구
3분기부터 체감경기 둔화 나타나
기업경기·소비자 심리 위축 뚜렷
정부 “4차 유행, 조기 통제가 관건”
상반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경제가 하반기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불확실성을 맞고 있다.
성장률에 크게 기여했던 민간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당장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주체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는 것이 지표로 확인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운용에 큰 리스크 요인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6월까지의 상반기 지표는 대부분 양호하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동향을 보면, 전산업생산 지수는 112.9(2015년=100)로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으로,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2.3%)과 서비스업(1.6%) 모두 전월보다 좋아졌다. 반도체(8.6%)와 자동차(6.4%) 등 주력 품목이 호황을 보였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3.2%), 도소매(1.6%) 등의 증가에 힘입어 5월(-0.4%) 하락 이후 반등했다. 관세청은 이날 올해 상반기 승용차 수출액(217억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48.7%, 수입액(69억달러)은 31%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친환경차 수출액(27억달러)은 1년 전보다 53.3%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소매판매액이 5월 1.8% 하락에서 지난달 1.6% 상승전환하면서 소비도 상승전환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백화점(13.6%), 면세점(19.2%), 무점포소매(11.2%), 편의점(0.6%) 등이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2% 감소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7월 이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는 점이다. 아직 실물 지표에 영향을 어느 정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리 꺾이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성장 기여도가 높았던 민간소비가 하반기에 재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추경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취약계층의 소득 보전 차원 역할에 한정될 것으로 보여 국내 경제의 하방 압력이 다소 높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7월 전산업 업황 실적 BSI는 87로 6월 88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3월(83) 이후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달 조사는 지난 15~22일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2807개 기업 응답)됐으며, 지수가 100 이하면 긍정적 응답보다 부정적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8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도 84를 기록해 7월(90)보다 6포인트나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기업 체감경기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8일 발표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도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한 달 전보다 7.1포인트 하락한 103.2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내내 상승세를 그리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꺾인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7월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확산은 하반기, 특히 3분기 경제에 파급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경제운용에 큰 리스크 요인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7월 수출, 전체 카드 매출액 등 실물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기업 모두 심리적으로 다소 위축된 모습에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4차 확산을 조기 통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윤주·안광호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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