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불법 촬영' 엄단한다더니..자백해도 경찰은 열 달째 '수사 중'

임상재 2021. 7.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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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반년 가까이 교제하던 남성의 휴대 전화에서 자신은 물론 다른 여성을 몰래 찍은 불법 촬영물이 나왔습니다.

여성이 직접 경찰에 이 남성을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경찰이 열 달이 다 되도록 사건을 질질 끌고만 있고 그 사이 불법 촬영물은 모두 삭제돼 버렸습니다.

경찰은 수사를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대 여성 김 모씨는 작년 9월, 여러 여성을 만난 것이 의심되는 남자친구에게 휴대전화를 보자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영상들을 보게됐습니다.

[김 씨/피해 여성] "(남자친구의 휴대전화) 휴지통에 들어갔더니, 저와의 성관계 동영상, 사진 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과 찍은 성관계 동영상을 우르르 봤어요."

김 씨는 이 화면을 촬영했고, 남자친구를 고소했습니다.

남자친구로부터 "내 방에 CCTV가 설치돼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들었던 다른 피해 여성도 함께 고소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두 명인데도, 경찰의 수사는 시작부터 더뎠습니다.

[김 씨/피해 여성] "제 사건을 정확히 모르고 계시더라고요. 자기(경찰관)가 '추석도 있었고, 휴가도 있었고 이것저것 바빠서 ***씨 사건에 대해서 정확히 아직 모르겠다…'"

전 남자친구는 이미 휴대전화 내용물을 모두 삭제한 상황.

경찰은 복구를 하면 된다고 했지만, 두 달 반이나 기다린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김 씨/피해 여성] "가해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증거물을 다 없애고도 남을 시간이잖아요."

경찰은 그제서야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CCTV가 있었을 걸로 의심되는 남자친구의 집은 '이미 이사를 갔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지난 4월(전화 통화)] 경찰 : 압수수색 영장이 그냥 뚝딱 나오는 거 아니라고 그때도… 피해여성 : 압수수색 해 달라고 계속 부탁을 드렸는데… 경찰 : 저한테 바라시는 게 뭐예요, 예?

"피해 여성들이 더 많을 것"이란 증언에도, "조사가 어렵다"고만 답했습니다.

[지난 4월(전화 통화)] 경찰 : (추가 피해자를) 특정하기가 힘들다고 제가 누차 말씀을 드렸잖아요.

반 년도 훌쩍 지나 참다못한 김 씨가 항의하자, 더 황당한 말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4월 (전화 통화)] 피해여성 : 그 가해자는 (집에서) 짐 다 빼버려 가지고 카메라도 못 찾았잖아요. 경찰 : 아니, 그러면 저한테 민원을 넣으세요. 사건, 다른 팀원들한테 보내드릴 테니까.

결국 열 달이 지났습니다.

[김정환/피해여성 변호사 ] "일반적인 상황이 절대 아니죠. 보통 두 달 안에 수사가 종결되고… 성범죄의 경우, 사실은 더 빨리 수사가 될 필요성이 존재하죠. 왜냐하면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문제의 남성에게 직접 연락해봤습니다.

지역 건설업체 대표의 아들로, 아버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가해 남성] "반성을 하고 있고, 반성문이나 이런 것들을 변호사 통해서 주고 있는 입장이에요. <몰래 촬영한 부분도 혐의는 인정하는 건가요?> 예예, 맞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도 혐의를 시인했습니다.

수사가 지연된 이유를 묻자, 경찰은 "휴대전화 복구가 안돼서 그랬다"는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야 사건을 마무리해 곧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피해 여성] "일상생활을 못하고 있는 거예요. (누군가가) 휴대폰을 손에 쥐고 터벅터벅 내 앞으로 지나만 가도 너무 무서운 거예요. 저 사람이 뭔가를 찍지 않을까?"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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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고헌주, 윤병순/영상편집:고무근)

임상재 기자 (lims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90300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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