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산" 김충호 충정장학회 이사장 별세..향년 83세

속초=이인모 2021. 7. 30. 20: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강원 속초에서 30여 년 동안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도운 약사 김충호 씨가 3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부인 박정은 씨와 자신의 이름을 딴 충정장학회는 매년 1~3명의 대학 입학생을 선정해 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비 전액을 지원했다.

장학회는 고인의 아들 택진 씨가 계속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택진 씨는 "생전 아버지께서 본인이 별세하신 뒤에도 제가 계속 장학회를 운영해주길 바라셨다"며 "늘 '사람이 자산'이라고 강조하셨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원 속초에서 30여 년 동안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도운 약사 김충호 씨가 3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1965년 속초에서 ‘동제약국’을 개업해 모은 돈으로 1982년 ‘충정장학회’를 설립해 속초고와 양양고 졸업생 56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부인 박정은 씨와 자신의 이름을 딴 충정장학회는 매년 1~3명의 대학 입학생을 선정해 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비 전액을 지원했다.

김 씨는 1955년 양양중을 졸업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고교 진학을 못할 위기에 처했다. 그때 김 씨의 사정을 알게 된 지역 유지 박태송 씨(1909~1996)의 도움으로 양양고와 동양의대(경희대 약대 전신)까지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김 씨가 장학회를 설립한 이유도 양아버지로 모신 박 씨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다.

김 씨는 금전적 지원은 물론 장학생들에게 인생의 스승과 같은 역할을 했다. 장학생들의 졸업식에는 꼭 참석했고, 결혼식 주례도 김 씨의 몫이었다. 김 씨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친 학생들은 회계사, 변호사, 의사, 약사, 교사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한 차례 김 씨 부부와 함께 수련회를 갖고 명절 때면 찾아와 인사를 했다.

지난해 55년 간 운영해온 약국을 정리한 고인은 어지럼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가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고 병마와 싸워왔다. 고인은 30일 오전 6시경 강원 속초 자택에서 잠든 채 영면했다. 아들 택진 씨(54)는 “병원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이라 자택에서 요양하시며 투병 생활을 하셨다”며 “투병 중에도 항상 ‘사회에 봉사하는 바른 삶을 살라’고 당부하셨다”고 했다.

장학회는 고인의 아들 택진 씨가 계속 운영해나갈 예정이다. 택진 씨는 “생전 아버지께서 본인이 별세하신 뒤에도 제가 계속 장학회를 운영해주길 바라셨다”며 “늘 ‘사람이 자산’이라고 강조하셨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고인의 빈소는 강원 속초의료원에 마련됐다. 유족은 부인 박정은 씨, 아들 택진 씨 등이 있다. 발인은 다음 달 1일 오전 7시. 033-630-6016

속초=이인모 기자imlee@donga.com
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