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교원 기획 7편] 장애인, 교원 임용시험도 가시밭길..제도 개선 요구 '외면'

금창호 기자 2021. 7. 3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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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장애 교원 부족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연속보도입니다. 


국공립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반드시 교원 임용시험, 소위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하죠. 


장애인도 예외는 아닌데요. 


하지만 공부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시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 없어 장애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9년부터 서울 서연중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시각 장애인 류창동 교사가 임용시험에 합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년입니다. 


하지만 준비 기간 중 2년은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시각 장애인으로 일반 학교 역사 교사가 된 사례는 류 교사가 처음이어서 이전에 음성이나 점자로 번역된 교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류창동 교사 / 서울 서연중

"교재를 구해서 시각 장애인 복지관이나 점자 도서관에 정말 부지런히 맡겼거든요. 그런데 제가 봐야 할 책들이 거의 완비되는 데 한 1년 반 정도가 걸렸어요."


임용시험 대비 강의를 듣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각 장애인 준비생들은 판서 내용 확인이 어렵고 강의안을 점자나 음성 교재로 바꾸고 싶어도 저작권 때문에 자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각 장애인 준비생도 수강이 어렵기는 마찬가집니다.


청각 장애인 교대생

"소보로(음성·문자 변환 프로그램) 이용해서 따로 자막을 해서 본다든지 아니면 고3 때 같은 경우에는 EBS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자막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몇 번을 반복해서 듣는 거죠. 자막이 없으면…"


시험 당일 고사장에서 느끼는 벽은 더 큽니다.


시험 응시에 필요한 보조공학기기 사용이 금지되거나 시각 장애가 있는데도 지문과 자료를 읽을 시간을 더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류창동 교사 / 서울 서연중

"구상 시간이라는 것이 구상만 하는 시간이 아니라 제시된 자료에서 제시문과 질문을 읽는 시간까지 포함이 됩니다. 2차 시험에서는 구상 시간에 읽어야 하는 시간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비장애 응시생과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있더라고요."


현재 각 시도교육청은 매년 교원 임용시험을 공고할 때, 장애인 지원자 편의 지원 사항을 안내하고 지원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 교사들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체와 뇌병변, 시각, 청각 등 장애 유형에 따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만 15가지에 이릅니다.


시험 공고가 음성이나 점자 변환이 어려운 파일 형태로 안내되거나 장애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시험 시간을 정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박준범 대변인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기본적으로 시험 응시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모든 것을 똑같이. 비장애인과 똑같은 조건으로 응시를 하게 한다 하면 겉보기에는 공정해보일 수 있으나 이것이 기본적인 출발선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고…"


장애 교사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선 제안서를 지난해 3월,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전국 시도교육청에 제안했지만 교원임용시험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2020년 임용시험 시도공동관리위원회 관계자

"정리된 (회의) 결과에는 이 내용이 없더라고요. 특이사항 없이 그냥 이렇게 협의만 하셨나봐요."


교육당국의 외면 속에 장애인 수험생의 교직 입문길은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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