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안산 "저 잘 울어요.. 슛오프 때 '쫄지말고 대충 쏴' 중얼거렸죠"
“저, 원래 잘 울어요. 영화 보고도 잘 울고요. 도쿄로 오기 직전에도 부담감에 울었습니다.”
도쿄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안산(20·광주여대)은 울먹이면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를 할 때는 항상 침착하고 담대한 모습을 잃지 않아 ‘강심장’ ‘멘털갑’이란 별명을 얻은 그였기에 의외의 모습이었지만, 안산은 “자신은 울보”라고 말했다.
안산은 이날 개인전에서 준결승과 결승 모두 슛오프(연장전)를 치렀다. 한 발로 가리는 승부에서 안산은 두 번 다 10점을 꽂아 승리를 가져왔다.
“슛오프 땐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혼잣말을 했어요. 그땐 안 떨렸는데 지금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원래 경기 중엔 긴장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활을 쏘면서 잘 떨지 않았어요. 사실 올림픽보다 대표 선발전이 더 떨렸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간당간당해서 올림픽에 못 올 뻔했거든요.”
경기 중 중계화면에 나타난 안산의 심장 박동은 두자릿수로 내려가는 등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심장에 이상 있는 것은 아니냐는 취재진의 장난스런 질문에 안산은 “저, 건강합니다”라고 답했다.
안산은 4강전 도중 입에 손을 갖다대며 ‘쉿’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송칠석 코치님에게 한 동작이었어요. 코치님이 계속 “욕심부리지 말자”고 하시는데 더 욕심이 나서 조용히 하라고 했습니다.” 송칠석 대표팀 코치는 광주체고 시절 안산을 가르친 스승이다.
그는 양궁 종목 첫 3관왕인 동시에 하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첫 한국 선수가 됐다. 대위업을 달성했지만 “실감은 안 난다. 내일도 시합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전날 안산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고 한다. “회장님이 ‘믿고 있다. 힘내라’고 해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안산은 한국에 돌아가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엄마가 끓여주는 애호박찌개를 먹고 싶다고 했다.
최근 짧은 머리 스타일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페미니스트’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선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최대한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많은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 낼수 있었던것 같다. 국민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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