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기 중단..흐름 끊긴 코리안 브러더스
첫날 이어 이날도 낙뢰경보
2시간23분 동안 경기 중단
임성재 재개 후 바로 보기
18번홀선 더블보기 무너져
김시우는 버디·보기 2개씩
"내일부턴 공격 골프" 각오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출전 선수 중 10번째로 세계 랭킹이 높은 임성재(21·CJ대한통운)의 얼굴엔 실망감이 가득했다. 그는 "모든 샷이 잘됐는데 뭔가 풀리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30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있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7447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임성재는 버디를 2개 잡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고 중간합계 1오버파 143타로 하위권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동반자인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가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고, 콜린 모리카와(미국)도 1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를 적어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임성재는 "어제는 긴장해서 샷이 잘 안 됐다면 오늘은 대체적으로 안 된 것은 없었다. 하지만 전반 홀에서 샷이 전체적으로 좋아 버디 기회를 많이 잡았는데, 버디는 단 1개밖에 기록하지 못해 뭔가 흐름이 끊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 중단도 좀 아쉽다. 2시간23분이나 경기가 중된된 이후 15번홀(파5) 페어웨이에서 경기를 다시 시작했는데 몸도 잘 풀리지 않고 흐름이 끊기면서 곧바로 보기를 적어 냈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운 홀은 마지막 18번홀(파4)이다. 무려 457야드의 긴 파4홀은 많은 선수가 고전하는 곳이다. 임성재가 페어웨이 좌측 러프에서 힘차게 한 샷이 생각보다 짧아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뒤로 굴러 내려와 연못에 빠졌다. 중간합계 1언더파에서 순식간에 1오버파가 된 순간. 임성재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진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반면 김시우(26·CJ대한통운)는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로 잘 버텨냈다. 경기 직후 김시우는 "어제와 흐름이 비슷했다. 전반 9개 홀에서 보기 1개와 파 8개를 하며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후반에 보기 1개 이후 버디 2개를 연속으로 잡아 만회했다. 이후 경기가 중단된 탓에 좋은 흐름을 잘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제 남은 홀은 단 36홀. 김시우는 "앞서 이틀간 내 샷이 흔들렸고 벙커에 빠진 볼이 스탠스가 조금 좋지 않은 등 운도 좀 없었다. 그래도 계획한 대로 잘 풀어 나갔다"고 말한 뒤 "올림픽에서 3위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내일부터는 좀 더 공격적으로 홀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어제와 오늘 샷을 하면서 연습 때와 실제 경기를 할 때 뭔가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한 김시우는 "오늘 경기를 하며 약간 달라지는 포인트를 찾았다. 바로 연습장으로 가서 그 부분을 점검하면 내일 좀 더 자신 있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무려 2시간23분이나 낙뢰 경고로 경기가 중단됐다. 다른 점이라면 첫날은 오후 1시 이후에 경기가 멈췄고 이날은 오전 11시 27분에 경기가 중단돼 오후 2시 20분까지 선수들이 낙뢰를 피해 연습도 하지 못하고 피해 있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임성재와 김시우는 이틀간 출발 시간이 달랐지만 똑같은 홀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이날 오후 다시 한번 낙뢰 경고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 16명의 선수가 1~2개 홀을 남긴 채 다음날 잔여 경기를 치르게 됐다. 잰더 쇼플리(미국)가 이날 이글을 두 개나 잡는 등 8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1언더파 131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멕시코의 카를로스 오르티스가 1타 뒤진 단독 2위에 자리했다.
[가와고에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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