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내부에선 "이왕이면 국내 기업이 인수해줬으면.."

서동철,박윤구 2021. 7. 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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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외국 자본이 인수 땐
정상화보단 재매각 집중할듯"

◆ 쌍용차 인수전 ◆

미지근했던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SM그룹 가세로 일단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쌍용차 내부에서도 새 주인 찾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쌍용차 한 관계자는 "2010년에도 관심을 보였던 SM그룹이 다시 참여하면서 쌍용차의 인수·합병(M&A) 과정에도 활력을 기대한다"며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카디널 원 모터스가 거론되고 있지만 기왕이면 국내 업체가 새 주인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회생 개시를 신청한 지 넉 달 만인 올해 4월 15일부터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1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관리하에 들어가게 된 셈이다.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쌍용차는 법원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前) M&A'를 추진하고 있다. 회생절차에 돌입하더라도 조기 졸업을 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이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한 쌍용차는 그동안 주인이 네 번 바뀌고 워크아웃·법정관리를 한 차례씩 겪고도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1986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쌍용그룹은 동아자동차를 인수했다. 이듬해 영국 팬더자동차까지 인수하면서 지금 쌍용차의 모습이 갖춰졌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직후 대우그룹에 매각된 뒤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2005년 쌍용차를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했다. 이후 출시한 카이런, 액티언, 로디우스 등이 흥행에 실패하자 다시 자금난에 빠지며 2009년 법정관리가 시작됐다. 법정관리 끝에 2011년 3월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했다. 마힌드라는 5225억원의 인수 자금을 납입하고, 후속 신차 개발 등에 5128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15년에 출시된 티볼리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난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쌍용차는 2016년 한 해를 빼곤 2007년 이후 10여 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최근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를 공개하며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에 이어 차세대 SUV인 KR10(프로젝트명)의 디자인 스케치를 선보이는 등 지속 가능성을 알리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이 아직까지는 미진하지만 SM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이전보다는 회생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경영 상태를 살펴보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가장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서 인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폐업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인수군 후보로 이름을 올린 업체들의 공통점은 과연 쌍용차를 인수해서 사업 정상화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HAAH는 중국 상하이차, 인도 마힌드라 등처럼 인수 후 재매각 가능성이 있고 나머지 국내 업체들 또한 재무건전성, 사업 능력 측면에서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미국 GM처럼 쌍용차를 파산시키고 국영화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혈세 투입 논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정부는 굉장히 신중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다만 쌍용차가 사라진다면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기아 위주의 독과점 현상이 심해져서 이로 인한 폐해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는 디젤, SUV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 미래 기술력마저 떨어져 어느 업체가 인수하더라도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은 업체"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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