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전에 9개 업체 참여.. "자금력 입증이 관건"

민서연 기자 2021. 7. 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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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HAAH이 세운 카디널원모터스와 SM그룹 인수 가능성 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003620)가 3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국내외 9개 투자사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당초 가장 유력한 투자 후보자로 꼽혔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세운 ‘카디널원모터스’를 비롯해 SM(삼라마이다스)그룹과 에디슨모터스 등 9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제출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뒤 예비실사적격자를 선정해 8월 말까지 예비실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9월 인수제안서 접수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이들이 쌍용차를 인수하기에 충분한 자금력을 가졌는지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투자와 비밀유지 계약에 따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회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9개 업체 중 인수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카디널원모터스와 SM그룹 정도다. 나머지 업체들은 사실상 재무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쌍용자동차

쌍용차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부터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만, 듀크 헤일 HAAH오토모티브 회장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새 법인 카디널원모터스를 설립했다. 인수 의지도 강하다. 헤일 회장은 “우리가 쌍용차를 인수할 가장 최적의 업체”라며 “마감전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SM그룹도 이날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SM그룹은 앞서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던 2010년 당시에도 인수에 관심을 보였었다. SM그룹은 쌍용차 인수 후 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008350), 티케이(TK)케미칼, 벡셀 등과의 시너지를 통해 그룹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과 2016년 한진해운 미주노선(현 SM상선) 등 침체됐던 해운사들을 잇따라 인수한 뒤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경험이 있다. SM그룹은 외부 자금 없이 자체 보유자금으로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력한 인수의지를 밝혀온 국내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 모터스는 강성부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려고 계획했으나 불발됐다. 강성부 회장은 외부로부터 쌍용차 인수를 권유받았으나 참여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에디슨 모터스는 사모펀드인 키스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날 중 LOI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역시 단독으로 입찰에 응하기는 쉽지 않은데,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 지난해 매출이 897억원, 부채비율은 400%가 넘는다.

소형 전기차와 스쿠터 등을 제작·판매하는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역시 인수전에 참여했다. 재무능력이 부족한 이들은 앞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지만, 끝내 결별하고 개별로 LOI를 제출했고, 각각 재무적투자자(FI)를 찾고 있다. 케이팝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3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 1차 인수자금으로 3700억원을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다. 쌍용차 조사위원인 EY한영은 법원에 제출한 중간보고에서 쌍용차가 매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3500억원 수준이라고 추정했으며 채무 변제를 위해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원과 채권단도 쌍용차의 공익채권 7000억원을 고려할 때 1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입찰 업체의 자금 조달 능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쌍용차는 이번 M&A를 통해 회생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불발될 경우 파산절차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회생법원에 보고된 쌍용차의 청산 가치는 9800억원, 계속 가치는 62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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