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남 방문..여권의 '백제논란' 공략?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전남 여수·순천을 방문했다. 대표 취임 이후 호남 지역 방문은 세번째다. 지지세가 약한 호남지역의 표심을 얻으려는 ‘서진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백제 발언’ 공방 논란 후 호남지역을 찾으면서 여권발 ‘호남 대선후보 불가론’ 언쟁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여수를 방문해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 대표가 된 후 우리 당이 호남 지역민에 실망감을 안겨드릴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역사적 아픔을 딛고 미래와 호남의 일자리 비전을 이야기하겠다는 제 이야기가 호남 지역주민에게 더 깊게 전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순사건 유족회와의 간담회에서는 “여야가 만장일치로 여순사건특별법을 통과시켰는데 그 의미가 참 크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여야가 힘을 합쳐 더 노력했어야 하는데 (통과가) 너무 늦어져서 사과드린다”며 유족에게 고개를 숙였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반군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덧씌워 군이 민간인들을 1만여명 사형시킨 국가폭력 사건이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여순사건특별법)은 2000년 16대 국회부터 20년간 총 8차례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지난달 29일 여야 만장일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된 직후부터 저는 5·18 민주화운동, 여순 사건에 대해서도 잘못된 해석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오늘이 이를 실천하는 첫 자리”라고 했다. 그는 “유족들이 지금까지 연좌에 의해 받아온 고통도 보듬는 것이 정치권이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며 “60년이 지났지만 여수·순천 시민들이 대를 이어 마음 속 응어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국민의힘의 가치 속으로 편입해 공유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후에는 순천5일장인 ‘웃장’에서 전남 소상공인연합회와 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전남의 대표적인 공업단지인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방문해 현장 근로자들을 만났다.
이 대표의 호남 방문은 대표 취임 후 세번째이다. 그는 당대표 취임 첫날인 지난달 14일 광주 학동 건물 붕괴사고 분향소를, 같은 달 18일에는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일정은 지난 22일 시작된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백제 발언’ 공방 이후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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