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18시간 노동..60cm 금형 압축기에 머리 눌려 참변

박경만 2021. 7. 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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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끔찍하게 숨지는 사건이 잇따랐다.

30일 경기도 포천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9일 정오께 포천시의 한 폐기물처리업체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 노동자 ㄱ(24·남)씨가 파쇄기에 끼여 숨졌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3시30분께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한 플라스틱 제품 제조공장에서 유압 압축기 명판 교체작업을 하던 스리랑카 국적 이주노동자 ㄴ(33)씨가 장비 사이에 끼여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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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서 이주노동자 잇단 사망
화성 플라스틱 공장 이어 포천 폐기물업체서도
이주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폭염 속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끔찍하게 숨지는 사건이 잇따랐다.

30일 경기도 포천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9일 정오께 포천시의 한 폐기물처리업체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 노동자 ㄱ(24·남)씨가 파쇄기에 끼여 숨졌다. ㄱ씨는 이날 휴식을 하던 중 작업 때 쓰는 도구가 파쇄기 안으로 딸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를 잡아 빼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고현장에는 ㄱ씨 혼자 있었으며, 사고 발생 뒤 현장소장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소장은 “전날 몸이 안 좋아 출근을 늦게 한 ㄱ씨가 보이지 않자 더워서 쉬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 사건을 통보하고 ㄱ씨의 주검을 부검할 계획이다. 경찰과 노동청 관계자는 업체 직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3시30분께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한 플라스틱 제품 제조공장에서 유압 압축기 명판 교체작업을 하던 스리랑카 국적 이주노동자 ㄴ(33)씨가 장비 사이에 끼여 숨졌다. 사고 당시 ㄴ씨는 다른 이주노동자 2명과 함께 작업하고 있었는데, 금형 압축을 마친 뒤 형틀을 교체하기 위해 상체를 숙여 머리를 가로·세로 60㎝ 크기의 압축기에 넣었다가 압축기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ㄴ씨 등은 사고 전날 오전 9시께부터 18시간이 넘는 연속 근무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함께 일하던 내국인 관리자는 이주노동자 3명을 남기고 전날 밤 11시께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축기에 유압 가스가 일부 남아있는 상태에서 ㄴ씨가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 경기지역 70여곳의 시민사회노동단체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어 “숨진 노동자는 입사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장시간 노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죽음의 외주화라는 말에 걸맞게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률은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경기지역의 이주노동자 고용사업장에 대한 안전 및 노동환경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경만 김기성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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