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장관, "북한에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 제안..민간단체 대북지원도 승인"

연규욱 2021. 7. 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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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출입기자단 간담회
"코로나 상황서도 남북대화 가능토록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 北에 제안"
통일부, 대북 인도지원 물품 반출 승인 재개..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이후 10개월만
이인영 통일부장관 [매일경제DB]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7일 복원된 남북 연락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화상회담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 속 언제라도 남북간 대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서해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잠정 중단했던 민남측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 물자 반출도 재개했다.

이 장관은 30일 오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연락통신선 복원 이후)평화의 소중한 불씨를 지키고, 더 큰 희망으로 온전히 키워내기 위해서 정부가 추진할 당면한 후속조치를 3가지를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연락채널 복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상회담, 안심대면회담 등 코로나 상황에서도 남북대화가 가능하도록 남북간 대화 시스템을 조속히 완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29일) 영상회담 시스템 구축 문제를 협의하자고 우리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제의했다"며 "북측은 우리의 제안을 담은 문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영상회담 체계도 조속히 갖춰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측이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또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협력 물자 반출승인을 오늘부터 재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인도협력 물자 반출 2건을 승인했다. 단 구체적인 물품과 규모, 액수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통일교류협력법은 민간단체가 북한에 지원물품을 보내기 위해서는 통일부의 반출 승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통일부는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피격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반출 승인을 중단해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약 20여건의 대북지원 물품 반출 신청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이 장관은 "북한의 상황, 특히 보건 및 영양 관련 물품의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추가 승인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 협력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개입시키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북지원물품 반출승인을 정치적 공세와 무관하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속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방역에 극도로 예민한 북한이 남측 지원 물품을 받을 여건이 마련돼있냐는 질문에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부분적으로 해로(海路)가 열린 정황들이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마지막으로 복원된 연락통신선으로 재해재난 관련 정보를 교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호우·태풍 등의 기상정보, 공유하천 방류 사전통보 등을 거론하며 "남북 주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긴급한 사안의 정보 교환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이미 합의한 바 있는 감염병 정보 교환 재개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부터 모색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되면서 협력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우선 일차적으로 약 30개 가까운 의제를 담은 리스트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에는 화상 시스템을 활용한 이산가족 상봉, 방역장비 등 방역시스템 지원 등도 포함돼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지원에 대해 이 당국자는 "정부가 백신 지원을 검토한 적은 아직 없다"며 "우리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이 선행돼야 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확보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며 조건을 달았다. 이산가족 화상상봉에 대해선 "경우에 따라서는 9월 추석에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면 앞선 순위에서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사과 요구가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당연히 포함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배경에 대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제일 중요한 건 남북 정상 간 신뢰와 그 신뢰에 기반한 실천적 조치가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 속 국제사회의 지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진 않는다"며 "3중고로 북한이 어렵겠으나,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90년대 초반 같이 결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8월로 예정된 한미군사연합훈련이 남북·미북관계 흐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이 당국자는 "연합훈련의 연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한미 공조를 통해서 대북 관여를 본격화 할 수 있는 적기"라고 덧붙였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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