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공주 문화', 남녀 동등하게 보는 아이로 키운다
[경향신문]
영롱한 보석 티아라, 오색찬란한 드레스, 나풀나풀 왕리본… 여아들이 환호하는 ‘공주’ 아이템이다.
최근 미국에서 ‘여아들이 어린 시절 공주 문화를 즐겼다는 이유로 커서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을 거란 예측이 잘못된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아동 발달 학계에서 주장했던 ‘디즈니 공주 문화는 어린이들에게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굳히고 신체 이미지에 자기비판적이 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세라 코인 교수는 국제 학술지 ‘Child Development(아동 발달)’를 통해 ‘디즈니 공주 문화를 따라하는 아이들이 여성에 대해 보다 진보적인 견해를 갖고 패권적 남성성에 부정적인 관점을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는 남녀 어린이 307명을 대상으로 부모와 함께 5년 간 실시한 연구 결과다.
코인 교수는 “공주 문화에 빠졌던 5, 6세 남녀 어린이들은 5년이 지난 후 남성성에 덜 집착하고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며 “남자 아이들의 경우 감정을 보다 잘 표현하고 포용력이 큰 아이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교수는 이런 결과는 시대에 따라 월트 디즈니가 표현하는 영화 속 공주 캐릭터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연결 짓는다. 그는 “최근 디즈니의 공주 캐릭터는 ‘모아나’, ‘엘사’처럼 강하고 독립적인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인어공주’ ‘신데렐라’ 같이 순종적이고 사랑에 빠지면 자신을 희생하는 과거 디즈니 공주가 아니”라며 “남자 캐릭터도 <미녀와 야수>의 ‘개스톤’에서 <겨울왕국>의 ‘크리스토프’처럼 부드러운 남성성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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