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골로 이어지는 멕시코의 척추, 더 중요해진 압박 [도쿄 라이브]

도쿄 | 윤은용 기자 2021. 7. 3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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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8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릭 B조 3차전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요코하마 | 연합뉴스


김학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9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필드에서 선수단 회복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얘기를 이어가던 도중 멕시코 전력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얼굴이 굳어졌다. 김 감독은 “아직 분석중인데, 일단 ‘척추’가 단단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척추란 공격과 중원, 그리고 수비에 걸쳐 중심을 이루고 있는 와일드카드 3명을 말한다. 공격수 엔리 마르틴(29·클럽 아메리카),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면서 중앙 수비수도 볼 수 있는 루이스 로모(26·크루즈 아술),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백전 노장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36·클럽 아메리카)가 그 주인공이다.

축구에서 척추 라인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없다. 사람의 신체에서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하고 균형잡힌 운동을 할 수 있듯이 공격과 중원, 수비로 이어지는 한 줄기 등뼈가 튼튼하면 어떤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는 법이 없다.

마르틴은 178㎝로 공격수치고 큰 신장은 아님에도 빠른 발과 뛰어난 킥력이 일품인 선수다. 멕시코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득점이 고루 분포돼 눈에 띄지 않아도, 조별리그에서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멕시코의 중원과 수비에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로모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좀 더 위로 올라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멕시코의 척추 라인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다. 시야, 패싱력, 몸싸움 등 고르게 능력이 좋다. 그리고 골키퍼는 오초아는 말이 필요없는 선수다. 2014년 리우 올림픽에서 무수한 선방쇼를 펼쳐 전세계 이목을 사로잡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전에서도 수차례 선방으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183㎝로 골키퍼로는 신장이 크지 않은 편에 속함에도 그를 만회하고도 남는 빠른 반사신경과 민첩성을 무기로 뛰어난 선방 능력을 자랑한다.

이들이 자기 플레이를 다 하도록 내버려두면 한국은 심각하게 고전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이 가장 잘하는 압박 플레이를 통해 원활한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상대 볼을 끊어낸 뒤 이어지는 역습이 무서웠는데, 그에 비해 빌드업은 썩 좋지 못했다. 특히 수비수들은 느릴 뿐 아니라 패스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이에 스피드가 뛰어난 한국 공격수들과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들고 압박한다면 공격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전과 온두라스전처럼 상대 퇴장을 유도할 수 있는 상황이 또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물론 최후방에는 오초아가 버티고 있다. 그래도 모든 공격을 다 막아낼 수는 없다.

김 감독은 “멕시코는 굉장히 특색 있는 팀이다. 공격진이 날카롭다”고 호평하면서도 “8강 상대가 일본이든 멕시코든 상관없었다.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만 중요했다”고 했다. 우리가 잘하는 것만 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있다는 뜻이다.

도쿄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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