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도쿄올림픽..1964년과 2021년 한국

기자 2021. 7. 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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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비일상적인 것에 몰두하게 해주는 특징이 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고 비대면이 일상화된 상황 속에 열렸지만, 폭염과 열대야로 모두가 힘든 속에서도 삶에 활력을 주고, 무언가를 깨닫게 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32회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것은 올림픽사상 최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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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스포츠는 비일상적인 것에 몰두하게 해주는 특징이 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고 비대면이 일상화된 상황 속에 열렸지만, 폭염과 열대야로 모두가 힘든 속에서도 삶에 활력을 주고, 무언가를 깨닫게 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다.

제211회 고대올림픽은 로마의 네로황제가 참가하기 위해 2년 연기해 AD 67년에 열렸다. 그런 점에서 제32회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것은 올림픽사상 최초가 아니다. 지난 1964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국민총생산(GNP) 130달러의 최빈국으로 16개 종목 224명(선수 165명, 임원 59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은메달 2개, 동 1개로 종합 26위를 했다. 당시 축구는 3패로 예선 탈락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선수촌도 없어서 수영 선수들은 한강에서 연습할 정도였다.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민국 선수단은 29개 종목에 선수단 354명(선수 232명, 임원 122명)을 파견했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 선진국 대한민국은 금 4개, 은 3개, 동 5개를 땄고 그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다.

17세 고교생 김제덕은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양궁에서 2관왕에 올랐고, 18세 황선우는 비록 메달은 못 땄지만 100m와 200m 자유형에서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여자양궁팀은 단체전 9연패라는 엄청난 대기록을 작성했다. 남자 펜싱은 사브르 단체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태권도에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전 세계의 평준화된 실력을 확인했고, 예전보다 좀 더 박진감 넘치는 재미있는 경기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처음 참가한 럭비에서 우리 선수들은 비록 전패했지만, 최강국들과의 대결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트라이를 뽑아내는 기염을 보여줬다. 축구에서는 약팀 뉴질랜드에 불의의 1패를 당한 뒤 심기일전해 루마니아를 4 대 0, 온두라스를 6 대 0으로 이기며 8강에 올라 우리에게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금메달을 기대하는 야구도 연장전 끝에 이스라엘을 6 대 5로 꺾고 극적으로 회생했다. 스포츠는 모든 것이 끝나봐야 아는 것이다.

올림픽은 세계 최고 선수들이 보여주는 엄청난 신체적 능력과 현란하고 세련된 움직임, 긴장과 극적인 순간들, 남과 함께 즐기는 공동체 정신을 느끼게 해주며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심신을 향상시키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과 연대감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들로 인해 중도에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여전하지만,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심신의 활력과 위로 그리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1964년의 대한민국과 2021년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극명하게 변했는지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스포츠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성장을 했지만 아직 정치 분야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경기할 때 박수를 받고, 패자가 승자에게 ‘엄지 척’하는 모습을 보일 때 사람들은 감동을 받는다. 정치인들도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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