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인 눈을 지우니 뜻이 확장"..김호석 '사유의 경련'

2021. 7. 3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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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김호석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소재 아트파크에서 개인전 '사유의 경련'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김호석 작가는 인물화의 핵심인 눈을 그리지 않은 초상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곧 '사유의 경련'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시대, 사회, 말의 전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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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28일 아트파크서 개인전
‘사유의 경련’, 2019,종이에 수묵 채색, 142x73㎝
‘황희’,1988, 종이에 수묵 채색, 135x100㎝

동양화가 김호석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소재 아트파크에서 개인전 ‘사유의 경련’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김호석 작가는 인물화의 핵심인 눈을 그리지 않은 초상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정점인 눈을 지우고 비워서 오히려 뜻이 확장되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정치와 역사가 삶과 분리시킨 그 공백에 대한 사유를 통해 죽은 전통에 대한 새로운 복귀를 시도한다.

김호석이 제시한 ‘사유의 경련’이라는 인물화 한 점은 장르상 분류하면 역사인물화에 속한다. ‘사유의 경련’은 500년 전의 한 선비가 투명한 알 안경을 쓴 작품이다. 인물의 정신과 생명력의 정수인 눈이 생략된 이 그림의 또 다른 별칭이 ‘눈부처’다. 눈부처는 다른 이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눈동자가 지워진 눈부처는 시대와 사회, 사물 뒤에 숨어 있는 의미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자 난세에 반응하는 도발적 풍자다.

곧 ‘사유의 경련’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시대, 사회, 말의 전도를 뜻한다. 화가의 시선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은 코로나로 단절된, 말의 의미가 닿지 않는, 나의 시선이 남의 눈에 되비치지 않는 불통이 우리의 언어와 상식, 금도를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의 초점이 오롯이 한 인물초상에 되비친다. 화가는 이 인물초상을 통해 나와 다른 새로운 대화와 수용을 권한다.

문학평론가 임우기 씨는 이 그림에 대한 감상으로 “남의 눈동자에 비친 나, 또 내 눈동자에 비친 남은 그 자체가 진실이 아니라 사물의 이면에 은폐되어 있다”면서 “(이 그림에서) 만해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가 퍼뜩 떠오른 이유”라고 밝혔다.

이 그림이 완성되기 이전 천착한 대표인물화 5점은 별도 공간에서 전시한다. 전시는 오는 8월 4일부터 28일까지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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