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 충분'은 허상이라는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2021. 7. 30.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아파트 선호 현상은 유별나다.

그런데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된 주택 총 40만1000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31만1000가구였다.

이 수치 가운데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1만5000가구 감소한 4만2000가구로, 나머지는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빌라·단독주택 등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아파트 선호 현상은 유별나다. 국민 절반이 아파트에 살고, 10명 중 7명은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된 주택 총 40만1000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31만1000가구였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직전 5년간 연평균 아파트 공급량인 39만3200가구보다 20.9%나 적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대국민메시지를 낼 때마다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8만3000가구로, 지난 10년 평균인 7만3000가구와 비교하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이 수치 가운데 아파트는 지난해보다 1만5000가구 감소한 4만2000가구로, 나머지는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빌라·단독주택 등이다. 이마저도 민간(부동산114) 집계 아파트 입주물량(3만864가구)보다 1만가구 이상 높게 잡은 것이다. 104%라는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주택 수/가구 수)이 공급의 질적인 부분을 반영하지 못하듯 서울에서 살고 싶은 집은 아직 태부족이다. 집은 충분한데 투기와 불안심리가 문제라는 고장 난 레코드를 반복할 게 아니라 역세권 등 입지 좋은 곳의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활성화해 ‘좋은 집’에 대한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는 주택 공급정책을 수정하라는 신호다. 1~2인 가구 분화로 인구는 줄어도 가구 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만큼 공급난은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집은 재택근무를 위한 오피스와 여가를 즐기기 위한 레저·문화 복합공간이 됐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1~2인 가구용 신평면 중소형 아파트 개발에 민·관이 성과를 내야 한다.

공급이 부족해 생긴 과도한 압력(가격 상승)을 빼줘야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전국 56만가구, 수도권 31만가구, 서울 10만가구씩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워놓고 있다. 최근 10년 연평균 주택 건설 실적이 전국 46만가구인데 해마다 그보다 10만가구씩을 더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집값 처방을 공급 쪽으로 잡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지난해 8·4대책, 올해 2·4대책 등 주요 공급대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새 아파트 공급의 젖줄인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불온시하면서 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의 공급 모드가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려는 숫자놀음에 불과했다는 판정을 받지 않으려면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