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이려 투자자 속여"..니콜라 창업자 사기 혐의로 기소

윤형준 기자 2021. 7. 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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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가운데)이 29일(현지 시각) 뉴욕 연방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그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제품, 기술, 미래 전망 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39)이 증권사기·금융사기 혐의로 미 연방검찰에 기소됐다고 로이터가 29일(현지 시각) 전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밀턴이 니콜라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던 기간(2019년 11월~2020년 9월)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제품·기술·미래 전망 등 사업의 거의 모든 측면에 대해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주행 능력이 부족한 전기 트럭 시제품의 주행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트럭을 언덕 위에서 굴린 것, 트럭의 문이 촬영 중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인 것 등이 근거가 됐다.

검찰은 “밀턴은 비전문적인 개인 투자자를 겨냥, 소셜미디어·방송·신문·팟캐스트 등의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 직접 거짓말과 호도 발언을 일삼았다”며 “자신의 배를 불리고 기업가로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밀턴 측 변호사는 “처음부터 범죄수사를 위한 수사였다”며 혐의를 일절 부인했다.

2018년 니콜라가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 원'의 주행 영상 중 한 장면.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언덕 위에서 차를 굴려 촬영한 영상'이라고 폭로했다. /니콜라 영상 캡처

밀턴의 기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니콜라 주가는 15% 폭락하며 12.03달러에 마감했다. 검찰은 밀턴만 기소하고, 니콜라 법인은 기소하지 않았다.

니콜라는 수소 전기 트럭 개발 계획을 내놓으며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았던 기업이다. 작년 6월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했고, 이후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한때 시가총액이 굴지의 자동차업체 포드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해 9월 공매도 투자 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의 주행 영상은 언덕길에서 굴려 촬영한 것이며 수소 트럭이나 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가 전혀 없다”고 폭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밀턴은 보고서 공개 2주 후 CEO직에서 물러났다.

2018년 니콜라에 1억 달러를 투자, 지분 6.13%를 갖고 있던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이 회사 지분 절반을 올해 안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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