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사건 주역 이길용 선생 등 세 언론인 8월의 독립운동가

정충신 기자 2021. 7. 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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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이길용·송진우·여운형 선생을 '2021년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세분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 일장기를 지우고 보도한 '일장기 말소사건'의 실행자와 언론사 책임자들로 암울한 시기 민족정신을 일깨운 언론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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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일장기를 지운 동아일보 기사.당시 동아일보 체육부장 이길용 선생 등 기자들은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종로경찰서로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기자직에서 면직됐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1년 8월의 독립운동가 이길용 선생. 1936년 동아일보 체육부장 당시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종로경찰서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기자직에서 면직됐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1년 8월의 독립운동가 송진우 선생. 일장기 말소사건 당시 동아일보 사장이었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1년 8월의 독립운동가 여운형 선생. 일장기 말소사건 당시 조선중앙일보 사장으로 자진 휴간을 선언했다. 국가보훈처 제공

동아일보 체육부장·사장 이길용 송진우 선생, 조선중앙일보 사장 여운형 선생

8월의 6·25 전쟁영웅‘낙동강전투 적 전차 노획 송효석 육군 소위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이길용·송진우·여운형 선생을 ’2021년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세분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 일장기를 지우고 보도한 ’일장기 말소사건‘의 실행자와 언론사 책임자들로 암울한 시기 민족정신을 일깨운 언론인들이다. 1936년 8월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조선 청년 손기정은 마라톤 경기에서 2시간 29분 19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손기정의 쾌거는 일제 식민지배로 고통받던 우리 국민에게 “조선의 청년이 세계를 제패했다”는 큰 자부심과 긍지, 희망이 됐다.

그러나 이날 시상식에서 월계관이 수여되는 순간 ’기테이 손‘이라는 일본식 이름이 호명되고 일장기가 게양됐으며 기미가요가 흘러나왔기 때문에 우승에도 불구하고 손기정은 고개를 떨궈야 했다. 훗날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시상식‘으로 불리게 된다.

일제와 일본어 발행 신문들은 일본인으로서 ’손 기테이‘를 일제히 칭송하고 나섰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는 “가슴에 나라 잃은 한을 품고 혼을 불살라 이룬 조선인 손기정의 우승마저 일본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며 민족지 언론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다.

당시 동아일보 체육부장 이길용 선생은 조선 청년이 세계를 제패했는데 그 사실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분함에 “손기정의 사진에서 가슴의 일장기를 지우면 어떨까”라고 해서 미술 담당인 이상범 기자와 함께 손기정 선수 가슴의 일장기를 지워버렸다. 이 사실을 안 총독부에 의해 이길용 선생과 이상범 기자 등 5명은 종로경찰서로 끌려가 모진 고문과 구타로 곤욕을 치렀고 풀려난 뒤 일제의 압력으로 강제로 기자직에서 면직됐다.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한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이다.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송진우 선생은 일장기 말소사건 후 민족지의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 1937년 6월까지 10개월 동안 총독부로부터 동아일보 정간 협박에 맞섰다. 총독부는 송진우 선생을 비롯한 임직원을 강제 면직시키고 관련 업무 종사를 못 하도록 명령했다. 조선중앙일보는 1933년 2월 여운형 선생이 사장으로 부임해 이끌어 오던 신문으로, 1936년 8월 13일 자에 손기정 선수 가슴의 일장기를 지운 사진을 실었다. 조선중앙일보는 9월 5일 자 석간에서 당국의 처분이 내리기 전에 자진 휴간을 선언했고, 이후 총독부가 속간을 허락하지 않아 반강제적인 휴간이 계속됐다. 여운형 선생은 속간을 전제로 한 총독부의 타협책을 거부하다 물러나고 말았다. 결국 조선중앙일보는 복간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일장기 말소사건은 자주독립을 꿈꾸던 우리 민족의 염원과 저항정신을 세상에 증명한 거사인 동시에 광복에 이르는 긴 여정의 한 걸음으로 기록됐다. 이길용 선생은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송진우 선생은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 여운형 선생은 2005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이어 2008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됐다.

한편 보훈처는 8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송효석 육군 소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송 소위는 6·25전쟁 초기 최후의 보루 낙동강 방어선전투에 특공대로 참여해 적 전차를 파괴하고 노획하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이 작전에서 송효석 일등상사는 특공대 제3조장으로 참여했다. 그는 다른 특공대원들과 함께 은폐된 적 전차 5대를 확인 후 로켓포 등을 이용해 힘든 공격을 감행했고, 그 결과 적 전차 4대를 파괴하고 1대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와 같은 특공대의 활약으로 적의 위협에서 벗어난 제12연대 3대대는 369고지 일대에 숨어있던 적을 공격하여 수세로 몰았고, 제2대대도 201고지로 무사히 진출하여 야간공격을 감행하여 빼앗긴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송효석 일등상사는 이러한 공로로 1950년 12월 30일 화랑무공훈장을 수여받고, 육군 소위로 2계급 특진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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