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군대]폭염에 쓰러지는 병사들..軍 '대응 지침'만으로 충분?
'아이스조끼' 보급 요구엔 "작전상 적합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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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야외에서 훈련과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은 '폭염 대응 지침'을 내놓으며 부대 안전에 더욱 신경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부대에 효과적으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국방부는 전날인 29일 '폭염 관련 국방부 대응지침'을 합동참모본부와 각 군에 시달했다. 해당 지침에는 온열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낮 시간대를 '과감히' 피해 훈련과 임무를 진행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8월 1일까지 실시되는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장병들은 폭염 시간대인 오전 11시~오후 4시를 피해 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KCTC 훈련에는 장병 3000여 명이 참가한다.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육군 병사 1명이 '열사병'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 당국이 장병들의 혹서기 훈련을 염려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여름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가 앞으로도 매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공백이 생기기 힘든 통상적인 작전과 근무에 나서는 병사들에 대해서도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이번 폭염 지침을 통해 Δ현장 온도지수 고려한 부대 활동 조정 Δ장병 건강·위험요인 사전 식별해 선제적 예방 Δ2시간 단위 장병 상호 간 건강 상태 확인 Δ전 장병 대상 온열손상 예방과 응급처치 교육 강화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방탄모와 방탄조끼로 무장한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마스크까지 써야 하는 비무장지대의 장병들은 현장 온도가 높지 않더라도 온열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낮 시간에도 최전방의 수색 작전은 지속돼야 하는 만큼 시간대를 임의로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군 조직 특성상 몸이 좋지 않다고 작전이나 임무에서 빠지기 어려운 환경도 이해해야 한다. 응급처치 교육을 받는다 해도 장병들이 이를 현장에서 얼마나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최근 비무장지대 작전 중 숨진 육군 병사에게도 동료 장병들이 응급처치를 했지만, 해당 장병은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육군에 따르면 당시 온도지수는 야외 작전에 제한이 없는 온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 속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시중에 판매되는 '아이스조끼' 등을 장병 피복으로 보급하면 되지 않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7년과 작년 등 모두 2번에 걸쳐 냉감소재로 만들어진 조끼를 보급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는 장병의 경우 방탄조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만큼 아이스조끼를 함께 입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군 당국은 아이스조끼와 방탄조끼를 함께 입을 경우 무게가 많이 나가 기동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해 '작전 운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군이 비무장지대에 도입하려던 아이스조끼는 위병소나 탄약고에 근무하는 경계병들에게만 지급하게 됐다.
현재 국방부는 각 군의 사정에 맞게 아이스조끼와 '폭염응급키트'를 별도로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다만 비무장지대의 장병들은 폭염응급키트만을 챙겨 작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폭염응급키트에는 아이스팩과 얼린 물수건·얼음물·분무기·부채·산소캔 등이 담겨 있다. 군 안팎에서는 땡볕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는 비무장지대 장병들이 혹서기 온열 질환을 이겨내기엔 부족한 장비라는 아쉬움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단순 대응 지침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장병 생활·근무 여건과 피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국방부가 운영 중인 민·관·군 합동위원회 산하 장병 생활여건 분과위원회에서는 혹서기를 대비한 피복류 개선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방부가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장병들에게 혹서기를 이겨낼 수 있는 대책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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