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단' 된 뉴욕 관광명소, 가족 앞에서 14세 소년 투신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유명 건축물이자 관광 명소인 허드슨 야드 베슬(Vessel)에서 네 번째 투신 사망자가 나왔다.
뉴욕포스트와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매체는 29일 오후(현지시각) 14세 소년이 베슬 8층 난간에서 몸을 던져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소년의 자세한 신원과 투신 동기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동행한 소년의 가족들이 근처에 있었지만 이들이 손쓸 새 없이 갑자기 뛰어내렸다고 한다. 현장은 놀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아수라장이 됐으며, 베슬은 “사고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한다”며 즉각 무기한 폐쇄됐다.
2019년 완공된 허드슨 야드는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과 주차장, 공터 부지를 재개발한 복합 주상복합 단지다. 이 단지엔 초호화 아파트와 호텔, 명품 쇼핑몰과 레스토랑, 복합예술센터 등이 들어서있다.
이 허드슨 야드의 상징물 베슬은 높이 45m의 벌집 모양의 청동색 개방형 건축물로, 계단 2500개와 전망 공간 80개로 이뤄져있다. 영국 출신 유명 건축가인 토머스 헤더윅의 작품으로 건축에 2억달러(2200억원)가 들었다. 건물 내 계단을 구비구비 올라가며 맨해튼 시내와 허드슨강을 다양한 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데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외관으로 즉각 뉴욕의 관광 명소가 되면서 ‘뉴욕의 에펠탑’이란 별칭까지 붙었다.
하지만 베슬은 초기부터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건물을 휘감은 투명 유리로 이루어진 펜스가 1m가 조금 넘을 정도로 낮아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몸을 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실제 투신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우려가 현실화됐다. 2020년 2월 19세 남성이 처음 투신한 이래 2020년 12월 24세 남성과 2021년 1월 살인 혐의로 수배를 받던 21세 남성이 잇따라 뛰어내렸다. 이번에 사망한 14세 소년까지 공교롭게 모두 10~20대 남성들이었다.
잇따른 사고에 베슬 측은 1월 건물을 무기한 폐쇄했다가 4개월만인 지난 5월 다시 대중에게 개방했다. 그러나 개발사와 건물주는 베슬을 다시 개방하려면 기존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보강 공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에 “미관을 해칠 수 있다”며 거부했다.
베슬은 대신 방문객 누구든 혼자서는 계단을 오를 수 없게 하고, 관리자와 보안 요원을 기존보다 3배 증원해 배치했으며, 정신 상담에 대한 안내 표지판을 곳곳에 세웠다. 그러나 결국 재개장 두달만에 네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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