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집값 고점" 주장한 날 세종 청약 200대 1, 왜 이런 줄 아는가
정부의 ‘집값 고점’ 주장에도 불구하고 7월 넷째 주 수도권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36% 또 올랐다.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투자가 더 불붙고 있다. 그제 1106가구를 모집하는 세종시 아파트 청약에 22만여 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200대1에 달했다. 홍남기 부총리가 경찰청장까지 데리고 나와 ‘집값 고점'을 주장한 바로 그날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집은 넉넉한데 다주택 투기꾼들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엉터리 진단을 하면서 수요 억제책만 펴다 집값을 역대 최대로 올려놨다. 뒤늦게 방향을 틀어 작년에 첫 대규모 공급책인 ‘8·4 대책’을 내놨지만 그 후로도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계속 올랐다. 주택 수요자들이 정부의 공급 대책을 못 믿기 때문이다. 못 믿는 이유가 있다.
작년 8·4 대책 때 정부는 경기 과천청사, 서울 태릉골프장 등 유휴부지에 아파트를 짓고 공공 재건축을 추진해 서울 등 수도권에 13만여 가구, 전국에 2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년이 되도록 지지부진하다. 과천청사 개발은 백지화됐다. 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태릉골프장 역시 규모가 절반 정도로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만 가구 공급을 발표한 용산정비창 부지, 35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등도 난항을 겪고 있다. 공공 재건축으로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후보지는 달랑 4곳 1500여가구뿐이다. 이러니 누가 정부 발표를 믿겠나.
국토부가 과천청사 대체지, 태릉골프장 등 일정이 연기된 공급 대책의 구체적 입지와 물량을 다음 달 중 발표하겠다고 한다. 이번에도 정치적으로 급조한 대책을 내놓으면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을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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