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세권' 만든 스타벅스의 힘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의 글을 보다 보면 ‘스세권’이란 말이 자주 나옵니다. 반경 500m 이내에 지하철역이 있는 지역을 일컫는 ‘역세권’처럼, 집 가까운 곳에 스타벅스가 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스세권 아파트는 매매 때 프리미엄까지 붙는다고 합니다. 스타벅스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이처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뭘까요. 커피 맛만 놓고 보면 스타벅스보다 나은 커피 전문점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실내 공간을 비교해도 스타벅스보다 훨씬 편하게 쉴 수 있거나 조용히 일할 수 있는 카페가 많고,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하다는 뜻의 신조어)’한 예쁜 카페도 길가에 즐비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소비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포천지(誌)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과 함께 5위에 올랐을 만큼 이미지가 좋습니다. 순위가 버크셔 해서웨이나 알파벳(구글 모회사), 넷플릭스보다 높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스타벅스의 ‘디지털’ 역량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른바 비대면 흐름 속에서 모바일 앱으로 주문 및 결제, 적립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커피 체인점이었으니까요. 미국에서는 ‘우버이츠’와 제휴해 앱으로 집에서 배달 주문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더불어 스타벅스만의 독보적 경쟁력은 그 초록색 로고가 박힌 커피를 마시는 데서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전 세계 고객 수억 명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스타벅스를 보면서 위기에도 끄떡없는 ‘브랜드’의 힘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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