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71% "이모지 사용하는 동료에 더 호감".. 왜그럴까

문자 대신 이모지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면 이모지(emoji·그림문자)를 많이 쓰라는 조언이 나왔다. 점점 대면 접촉이 줄어드는 업무 환경에서 친밀감이나 호감을 전달, 협조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란 이유다.

미국 IT(정보기술) 기업 어도비는 최근 ’2021 글로벌 이모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직장 내 소통에서 이모지를 사용하면 인력 유치와 협력 도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7국의 이모지 사용자 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보니, 전체 응답자 중 71%가 직장에서 이모지를 사용하는 동료에게 더 호감을 느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모지 사용에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절반 이상은 “팀원이나 상사가 이모지를 더 많이 사용한다면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IT 기업 인턴 김수민(24)씨는 “업무를 시작할 때 백점 이모지, 메시지를 확인했을 때 엄지를 치켜든 이모지를 보내는 것이 팀의 암묵적 규칙”이라며 “직감적으로 의미를 전달해주는 이모지가 문자보다 효율적이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너무 가벼워 보인다”고 여겨졌던 이모지가 어느새 직장 내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미국 시사잡지 더애틀랜틱(The Atlantic) 역시 “직장 내에서 느낌표 사용이 점차 보편화했듯, 이모지도 더욱 널리 통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비언어적 신호가 불가능한 디지털 환경에서 미묘한 억양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는 이모(30)씨는 “이모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딱딱해 보일 수 있어서 업무를 요청하거나 질문을 하는 경우에 이모지를 붙인다”고 말했다.

이모지 활용은 업무에 실질적 도움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모지가 포함된 업무 요청에 더 수용적이고(51%), 이모지 사용이 아이디어의 빠른 공유에 도움을 주며(73%), 효율적인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준다(63%)고 답했다. 이처럼 이모지의 순기능이 드러나면서 업무용 메신저들은 이모지 기능을 적극 보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스는 지난 4월 업데이트로 800개의 이모지를 추가했고, 슬랙은 사용자가 직접 이모지를 생성할 수 있는 커스텀 이모지 기능을 도입했다. 슬랙 공동창업자 칼 헨더슨은 “고객 기업 중 하나는 무려 5만 개가 넘는 커스텀 이모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모지는 정보 과부하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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