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양치기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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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전 9패' '홍두사미' '홍백기'.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따라다니는 민망한 별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홍 부총리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부터 추경편성, 부동산감독기구, 증권거래세 인하 등 정치적 계산이 깔린 포퓰리즘 정책을 빠짐없이 관철시켰다.
이 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홍 부총리는 소득하위 70%만 주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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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초기에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들었던 면박은 압권이다. 이 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홍 부총리는 소득하위 70%만 주자고 했다. 이 대표는 “기존 관성에 갇혀 있다”고 불같이 화내며 해임까지 들먹였다. 그 이후 수차례 추경편성에서도 홍 부총리는 이견을 표출할 때마다 여당과 정권 인사들의 숱한 비난과 모욕을 감수해야 했다. 관가에서는 “지금껏 이런 경제부총리는 없었다” “정권의 동네북 신세”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홍 부총리는 작년 11월 초 국회상임위원회에 출석해 사의를 표명했다. 이마저 하루 만에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번복해 체면을 구겼다.
이러니 경제사령탑의 위상과 신뢰에 큰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는 올 들어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 때마다 집값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울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됐다”고 한 데 이어 “부동산시장 안정세가 자리 잡고 있다”(4월 초) “가격 급등 후 조정 거친 경험을 감안해야 한다”(5월 하순) “주택가격이 고평가됐다”(7월 중순)며 수위를 높였다. 그제는 외환위기 이후 주택가격이 18%나 급락한 사실까지 언급하며 “집값이 시장 예측보다 더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11개월 사이 전국주택가격이 11%나 올랐고 서울 아파트값은 18% 이상 급등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 수위가 높을수록 상승폭도 더 커진다. 이번에는 ‘양치기 소년’이라는 별명을 추가해야 할 거 같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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