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냉동난자, 난임 그리고 저출산대책

정진수 2021. 7. 2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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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동결과 관련한 취재 과정에서 한 취재원은 이렇게 말했다.

10여년 전 난임시술을 통해 아이를 낳았다고 '고백'한 한 취재원은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아이"라고 자신의 아이를 소개했다.

그러나 심각한 저출산 와중에 아이를 갖기 위해 난자동결과 난임시술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비싼 아이'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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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동결 비용이 300만원이 넘어요. 난자 채취 과정도 쉬운 게 아니죠. 과배란 과정에서 7∼10일 정도 스스로 배에 주사도 놔야 하고, 난자 채취를 위해 마취도 해야 하고, 채취 후엔 1∼2일간 통증도 지속돼요. ‘그냥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알아본 사람들은 과정을 듣고는 대부분 포기해요. 그런데도 동결을 결정하시는 분들은 지금은 어려워도 기회가 되면 꼭 출산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에요. 저출산이 심각한데, 그런 분들은 지원을 좀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난자동결과 관련한 취재 과정에서 한 취재원은 이렇게 말했다. ‘고비용’ 허들이 존재하는 냉동난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정진수 문화체육부 차장
언제 결혼할지, 혹은 출산 여부도 확실치 않은 미혼의 개인적 선택까지 정부의 지원을 바라는 것은 과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현재의 저출산 상황과 그 대책을 살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 전년(30만2700명)에 비해 10%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이다.

심각한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매년 수십조원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붓고 있다. 올해 예산만 46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체감효과는 그리 높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애 한 명 키우는 데 3억원이 든다는 조사도 있는데 누가 출산장려금 1000만원 받자고 애를 3명이나 낳겠느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그러니까 애 낳을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줄 테니 애를 낳으라’고 권할 게 아니라, 그 돈을 애를 진짜 낳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지원하는 게 더 효율적인 저출산 대책 아닌가요?”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자신을 ‘난임’이라고 밝힌 한 여성의 지적은 이런 점에서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최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험관 아기와 인공수정 등 정부의 난임 지원을 받아 태어난 아기는 2만8699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10.6%를 차지했다. 신생아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난임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2018년 8973명, 2019년 2만636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지난 몇년간 난임시술을 지원하는 연령을 폐지하고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추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여전히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난임지원 제도 현실화”, “소득기준 철폐” 등의 청원이 두 달에 한 번꼴로 올라오고 있다. 여전히 고비용으로 인한 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10여년 전 난임시술을 통해 아이를 낳았다고 ‘고백’한 한 취재원은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아이”라고 자신의 아이를 소개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장벽이 낮아졌다. 그러나 심각한 저출산 와중에 아이를 갖기 위해 난자동결과 난임시술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비싼 아이’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진수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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