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올림픽 무대..'오형제'가 살렸다[Tokyo 2020]
[경향신문]
한국 야구가 13년 만의 올림픽 무대에서 진땀을 뺐다.
야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이스라엘에 6-5로 승리했다.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제레미 블리치의 몸에 맞는 공을 얻어 승부를 끝냈다.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 출신 혹은 현역 마이너리거 등 미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렸다. 그러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이 이달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24위를 기록, 이번 대회에 출전한 6개국 중 가장 약체로 평가받은 팀이다. 랭킹 3위로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의 주인공인 한국은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가 열린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요코하마항에 인접해 바람의 변덕이 심한 데다 구장 자체가 크지 않아 장타가 많이 나온다. 오후 7시가 돼 바람이 세지면서 양팀 각 3개씩, 무려 6개나 홈런이 나왔다.
한국은 먼저 홈런을 허용했다. 선발 원태인이 2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호투하다 3회초 1사 1루 1번 타자 이언 킨슬러에게 좌월 선제 2점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4회말 2사 1루 오지환이 2-2 동점을 만들었다. 좌완 제이크 피시맨을 상대로 우월 2점 홈런을 뽑았다.
한국은 또 홈런을 내줬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최원준이 잘 던지다 6회초 2사 1루에서 5번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리고 또 홈런으로 만회했다. 세 타석 연속 무안타로 돌아섰던 이정후와 김현수가 7회말 오른쪽 펜스 너머로 연속 타자 홈런을 날려 다시 4-4 동점을 만들었다.
1사 후 5번 오재일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에는 작전을 걸어 소중한 1점을 뽑았다. 오재일이 2루로 달리고 황재균이 스윙하며 런 앤드 히트로 1사 2루를 만든 뒤 오지환의 중월 2루타 때 5-4로 역전했다.
승리의 기운과 함께 9회초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등판했다. 그러나 또 홈런에 당했다. 1사후 라반웨이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내줬다. 툭 친 타구는 바람을 타고 펜스 뒤로 쉽게 넘어갔다. 9회말 1사 1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5-5,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도쿄 올림픽 야구는 연장전에서 무사 1·2루 상황을 놓고 승부치기를 한다.
10회에도 등판한 오승환이 여기서 마무리의 위력을 보여줬다.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실점 없이 10회말 무사 1·2루 공격 기회를 맞은 한국은 첫 타자 황재균이 가볍게 초구에 희생번트를 대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날 가장 잘 치던 오지환의 타구가 유격수에게 잡혔지만 허경민이 몸에 맞고 출루해 2사 만루를 꽉 채웠다. 양의지 타석, 블리치가 던진 초구가 양의지의 옷깃을 스쳤다. 한국 선수들은 뛰면서 함성을 질렀고 이스라엘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듯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31일 오후 7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요코하마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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