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밀어내기.. 김경문號, 대회 2연패 힘겨운 첫발
0-2 뒤지던 4회 오지환 투런포
이정후 이어 김현수 거포 폭발
동점에 역전·재역전 연장 혈투
10회 만루서 양의지 몸으로 'V'
승리의 환호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29일 일본 카나카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차전에서 연장 10회말 이스라엘에 6-5로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요코하마=뉴스1 |
게다가 오지환은 2017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하려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위해 상무 입대를 포기했다. 아시안게임 야구에는 일본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출전시켜 사실상 대만만 이기면 금메달을 보장받기 때문에 이를 두고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의 도구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오지환의 대표팀 승선이 불러온 병역 혜택 논란이 전 사회적인 이슈로 커지면서 당시 사령탑이었던 선동열 감독이 국정감사까지 나가 이를 해명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갖가지 논란 속에 태극마크를 단 오지환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병역 혜택도 받았지만, 마음껏 웃을 순 없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뒤 열리게 된 2020 도쿄올림픽.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공석이 된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오지환이 선택받았다. 그리고 오지환은 올림픽 첫 경기부터 현 KBO리그 최고 유격수로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
오지환은 29일 일본 카나카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차전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0-2로 뒤지던 4회 2사 1루 상황에서 동점 투런 홈런를 터뜨렸다. 1회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2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원태인(삼성)이 3회 메이저리그 통산 257홈런, 1999안타, 올스타 4차례 선정에 빛나는 이안 킨슬러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고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은 투런아치였기에 더욱 값졌다.
올림픽 개막 전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오지환을 꼽으며 “대표팀 훈련 기간 중 가장 돋보였다. 훈련 기간 중 둘째 아이를 출산했는데,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훈련하더라. 정말 이 악물고 훈련하더라”던 김 감독의 혜안도 적중한 순간이었다. 오지환은 지난 24일 LG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 스파이크에 왼쪽 목이 찢어져 5바늘을 꿰맸음에도 곧바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할 정도로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오지환은 4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잘 던지던 최원준(두산)이 6회 투런포를 허용하며 또다시 2-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6회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허경민(두산)의 삼진 때 2루 베이스까지 훔쳐냈다. 오지환의 공수주에 걸친 맹활약에도 끌려가던 한국은 7회 들어 힘을 냈다. 선두타자로 나선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가 올림픽 첫 안타를 홈런포로 장식했고, 이어 등장한 ‘캡틴’ 김현수(LG)도 우측 담장을 넘기는 ‘백투백 홈런’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경기를 지배한다고 해서 ‘오지배’라는 별명이 있는 오지환이 올림픽 무대까지 지배했다. 오지환은 이어진 2사 2루 찬스에서 우중간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홈런포만 5개가 뿜어져 나올 정도로 구장 거리가 짧은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특성 때문일까. 홈런포 하나에 경기는 또 다시 급변했다. 5-4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등장한 ‘끝판 대장’ 오승환(삼성)이 6회 투런포를 때려냈던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동점포를 허용한 것.
결국 승부는 주자 1,2루를 두고 시작하는 ‘승부치기’ 연장전에 돌입했다. 오승환이 승리를 날린 것을 속죄하며 무사 주자 1,2루 위기를 탈삼진 3개로 막아냈다. 이어진 10회 공격에서 한국은 2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6-5 승리를 만들어냈다.
요코하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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