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떠나는 보건의료 공무원..사직 2배 늘었다
[KBS 부산] [앵커]
코로나19, 햇수로 2년째 이어지고 있죠.
장기화하는 감염병에 공공 보건의료 조직의 인력 이탈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칠 줄 모르는 격무에 우울감까지 겹쳐, 공공 보건의료 일터를 떠나는 공무원이 배가 넘게 늘고 있는 건데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매일 천 명이 넘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의심 증세로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보건소 방역 인력들은 폭염에도 방호복을 벗을 수도, 한숨을 돌릴 틈도 없습니다.
["너무 덥고, 힘들고, 땀도 다 젖고…. 하루에 천 건 이상 검사하고, 쉴 틈도 없고 힘들어요."]
사명감 하나로 버티는 하루하루,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된 업무에 모두 지쳐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더 버티지 못하고 보건소를 떠나는 인력이 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휴직을 선택한 이들도 동료들에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백승은/부산 남구보건소 감염병대응팀/8월 휴직 예정자 : "하루도 쉬지 못하고 근무하면서 평일에도 밤 9시~10시쯤 마쳐서 자녀 보육에 전혀 신경을 못 쓰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 됨으로써 업무는 증가하고,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없어서…."]
보건소의 구멍 난 인력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부산 16개 구·군의 보건의료 인력(간호·보건·약무 등)은 모두 840여 명.
이 가운데 지난해 휴직자 수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보다 1.2배 가까이 늘었고, 보건소를 그만두는 이도 많아져 지난해 사직자 수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휴직자, 사직자 모두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유일의 감염병 전담 병원인 부산의료원.
이곳 역시, 보건의료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임시로 인력을 지원받고 있지만 늘 그때뿐입니다.
[정지환/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지부장 : "장롱 면허, 집에서 간호사 활동을 안 하다가 사명감으로 간호사로 해보겠다 오신 분들인데, 취지는 감사한데, 감염병 교육도 잘 안 되어 있으니까 일일이 다 가르치고…. 실제로 와도 이분들이 파견 인력이 되다 보니까 한시적으로 3주 정도 있다가 가버리거든요."]
국가 위기 수준의 감염병에 맞서 방역의 최일선을 지키는 보건의료 공무원들이 격무와 우울감에 시달리다 결국, 일터를 떠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김창한/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명진
노준철 기자 (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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