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잘못된 정치로 화를 입는 조선 피지배계층 이야기..'한'의 정서가 '킹덤' 시즌 3까지 관통 키워드 될 것"

유경선 기자 2021. 7. 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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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아신전' 극본 집필 김은희 작가

[경향신문]

<킹덤: 아신전>의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제공

“ ‘아신전’에서 시즌 3까지 연결되는 키워드는 ‘한’의 감정이에요. 약한 피지배계급의 한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는 최근 공개된 <킹덤: 아신전>의 중심 정서가 ‘한’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정서가 시즌 3까지 관통할 것이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근대’ ‘실크로드’ 등 단어를 말하며 세계관 확장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작가는 29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아신전’에 대해 “자연스럽게 시즌 3의 세계관으로 인도하고 초대하는 (에피소드)”이라며 다음 시즌을 기정사실화했다.

지난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아신전>은 죽은 사람을 ‘생사역’(좀비)으로 만드는 ‘생사초’가 어떻게 조선을 혼란에 빠뜨리게 됐는지 밝힌다. 배우 전지현이 맡은 ‘아신’이 그 중심에 있다. 아신의 출신인 ‘성저야인’은 조선에 귀화해 사는 여진족으로, 조선은 물론 ‘파저위’ 여진족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 신세다. 아신은 가족과 이웃이 몰살당하는 고통 끝에서 파저위와 조선 모두에 적개심을 품게 된다. 조선의 관리들 때문에 생긴 아신의 분노가 조선땅에 좀비를 창궐시킨다. 무고한 민초가 희생양이 되는 전개에 대해 김 작가는 “<킹덤>을 하면서 많이 고민한 건 정치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라며 “현대에도 과거에도, 잘못된 정치로 화를 입는 건 최하위 피지배계급이고, 가장 힘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맥락에서 김 작가는 중심 감정을 한으로 꼽았다. 그는 “배고픔·차별·멸시에서 오는 한이 (이야기의) 동력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그렇게 기록들을 찾아가다 성저야인의 기록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 어떤 계급에도 속할 수 없던, 100년 전부터 조선에 귀화해 살았지만 천대받고 멸시받는, (압록)강 건너로 가도 약탈을 당할 수밖에 없던 약한 피지배계급의 한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 작가는 “시즌 1·2는 지배계층인 이창·조학주 같은 인물들의 선택과 결정이 큰 역할을 했다”며 시즌 3의 주역은 피지배계급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가 또 공을 들인 건 ‘폐사군’ 지역이다. 백두산 자락의 폐쇄된 네 개 군으로, 생사초가 나는 지역으로 설정됐다. 김 작가는 “어떤 생명체가 나올지 모른다는 비밀을 가진 곳”이라며 그 비밀이 시즌 3의 주요 내용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즌 3은) 북방에서 다가오는 위험에 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라며 “워낙 쓰고 싶던 시리즈다. 틈틈이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또 “ ‘아신전’은 제가 쓴 것 중 가장 어둡고 날이 서 있는 이야기”라며 “시즌 3으로 넘어가면 카타르시스를 주거나 긴장감을 해소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킹덤: 아신전>의 배경인 북방 지역 외에 구상한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작가는 ‘실크로드’를 꼽았다. 그는 “자료조사를 틈틈이 하고 있다”며 “실크로드를 통해 (생사초가) 서역까지 전달된다든지, 그렇다면 그건 어디까지 변이가 된 생사초일지 재밌게 이야기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아신이 발견한 국시당 속 글귀도 단초가 될 수 있다. ‘죽은 자를 살리는 풀,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글인데, 아신 이전에 생사초의 비밀을 먼저 알아낸 인물이 있었다는 걸 암시한다. 폐사군이 폐해진 배경과 연결해 상상할 수 있다. 그는 “<킹덤>의 세계관을 가져와 근대로 풀어보면 어떨까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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