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따상상상'.. 하지만 공모주 58%는 시초가 아래

최형석 기자 2021. 7. 2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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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상장한 맥스트
메타버스 산업 성장 기대감에
상장 3일만에 수익률 339%

지난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던 증강현실(AR) 플랫폼 기업 맥스트가 ‘따상상상’을 기록, 연일 급등세다. ‘따상상상’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배(따블)로 시작해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경우를 말한다. 국내 증시에서 ‘따상상상’이 나타난 건 작년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과 지난달 17일에 상장된 삼성머스트스팩5호에 이어 세 번째다. 1만5000원 공모가에 투자했다면 29일까지의 수익률은 339.33%다. 맥스트의 주가 급등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관련주(株)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맥스트처럼 공모주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본지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공모주 53개를 분석한 결과, ‘따상상'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삼성머스트스팩5호 1개(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공모주에 환상을 갖고 성급하게 달려들어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공모주 58%가 시초가 밑돌아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를 기록하는 ‘따' 없이 상장 후 연 이틀 상한가만 기록한 사례는 1개에 불과했고, 하루만 상한가인 경우는 3개(6%)였다. ‘따’만 달성하는 경우와 ‘따' 이후 한 차례 상한가를 치는 ‘따상’은 각각 9개(17%)였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형성에 실패하고, 이후 상한가도 기록하지 못한 경우는 30개(57%)나 됐다. 공모 주식 10개 중에 6개는 이도 저도 아니었던 셈이다.

아예 주가(20일 종가)가 공모 가격을 밑도는 경우가 9개로 17%나 됐다. 코스닥이 6개로 가장 많았고, 초기 중소기업 시장인 코넥스(2개), 코스피(1개) 순이었다. 9개 주식의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평균 -15%였다. 하락률이 가장 큰 기업은 마스크 제조사인 씨앤투스성진(-36%)이었고, 원자력발전소 정비 업체 이성씨엔아이(-33%)가 뒤를 이었다. 주가가 시초가를 밑돈 경우는 58%였다. 올해 상장된 공모주 10개 중 6개가 첫날 시초가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메타버스 코스닥 관련주인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3월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주가가 837%나 올라 상승률이 가장 컸다. 그다음으로는 삼성스팩4호(294%)와 삼성머스트스팩5호(246%)가 높았다. 스팩(SPAC)은 인수·합병을 위한 서류상 회사로 기업인수목적회사로도 불린다. 증권사가 먼저 자금을 공모해 상장한 뒤 3년 이내에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SK바이오사이언스(147%)·SKIET(104%) 등 관심을 모은 대형 공모주들의 성적도 양호했다.

◇지나친 기대 금물, 장기 투자도 고려할 만

전문가들은 최근 공모주에 몰리는 자금은 많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로 ‘높은 공모가'를 지적한다. 공모주 투자 열풍 속에서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많아졌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커지며 첫날 주가 등락이 변덕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실제, 32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SD바이오센서는 지난 16일 상장하면서 ‘따'도 ‘상’도 기록하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에 따라 몸값 10조원 이상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대기 중인 7월 말, 8월 초 기업공개(IPO) ‘수퍼 위크'에 지나친 기대를 가져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통해 과도하게 높은 희망 공모 가격을 떨어뜨려 거품을 빼려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참에 공모주에 대한 장기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공모주 투자의 기본 원칙은 상장 첫날이나 둘째 날 매도하는 것이지만, 상장 초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아지자 오히려 느긋하게 기다려보라는 것이다. 하이브와 SKIET는 상장일 종가가 시초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한동안 주가가 부진했지만 현재는 회복해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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