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손들어준 조구함 "다음 올림픽 준비하겠다"[도쿄 올림픽]

박민영 기자 2021. 7. 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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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간 4분에 연장전 5분 35초까지, 총 9분 35초의 혈투.

모든 체력이 바닥난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은 안다리후리기를 막지 못해 한판패로 물러났다.

유도 대표팀 중량급 간판 조구함(세계 6위)은 29일 일본 도쿄의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 혼혈선수 에런 울프(5위)와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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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100kg급 결승서 日 울프에 석패
리우 한 풀고 유도에 대회 첫 銀선물
女78kg급 윤현지는 메달 획득 실패
조구함이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 결승에서 일본의 아론 울프에게 패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쿄=권욱 기자
[서울경제]

정규시간 4분에 연장전 5분 35초까지, 총 9분 35초의 혈투. 모든 체력이 바닥난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은 안다리후리기를 막지 못해 한판패로 물러났다. 비록 경기에선 졌지만 조구함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경기 후 상대의 손을 번쩍 들어주기도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후회 없이 경기에 임한 선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포츠맨십이었다.

유도 대표팀 중량급 간판 조구함(세계 6위)은 29일 일본 도쿄의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100㎏급 결승에서 일본 혼혈선수 에런 울프(5위)와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구함과 울프는 경기 시작 후 39초 만에 지도(반칙) 1개씩을 받은 이후 힘 싸움을 하며 정규시간을 모두 보냈다. 연장전에서도 지도 1개씩을 받은 두 선수는 체력전을 벌였고, 조구함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통한의 안다리후리기를 내줬다.

아쉽게 정상 문턱에서 물러났지만 값진 은메달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유도 대표팀은 전날까지 남자 66㎏급 안바울과 남자 73㎏급 안창림의 동메달 2개에 그쳤다. 한국 유도는 1972년 뮌헨 대회부터 출전한 모든 올림픽에서 은메달 획득 이상의 성적을 냈다. 조구함이 자신의 이름처럼 한국 유도를 최악에서 구한 셈이다.

강원 춘천에서 태어나 우석초-대성중-청석고를 거쳐 용인대에 진학한 조구함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대회 개회를 3개월 앞두고 왼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수술 권유를 뿌리치고 출전을 강행해 16강전에서 패했던 그는 2018 세계선수권, 2019 아부다비그랜드슬램 등에서 우승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도쿄에서 리우 올림픽에서의 한을 풀었다. 경기 후 “자신감이 있었는데 실력이 부족했다. 상대가 강했다”고 인정한 조구함은 ‘한국에 가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여자 78kg급 윤현지(안산시청·23위)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8위 마이라 아귀아르(브라질)에게 아쉽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상위 랭커들을 차례로 꺾으며 파란을 이어간 윤현지는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마들렌 말롱가(프랑스)를 상대로 잘 싸웠지만 반칙패를 허용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왔다. 어깨 부상으로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을 곱씹었던 그는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메달이 눈앞에 보이니 긴장한 것 같다. 오늘 못했던 것들을 보완해 3년 뒤 파리 올림픽에선 꼭 애국가를 듣겠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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