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 - 시몬 페레스 [이영의 내 인생의 책 ⑤]
[경향신문]
정보보안 벤처를 20년 이끌면서 이스라엘과 깊이 교류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 기관들이 도움을 요청할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기술을 보유한 나라이다.
어느 날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지인이 문득 한국과 이스라엘 부모의 차이점을 아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자녀에게 오늘 학교에서 무얼 배웠느냐고 묻지만 이스라엘은 무얼 질문했느냐고 묻는다.” 기존의 것을 얼마나 주입했는지를 넘어, 어떤 의문을 가지려고 노력했는지를 묻는다는 것이다. 출발점에서는 채 1도도 되지 않는 방향성의 차이에 세월과 역사가 더해지면 도달점의 격차는 훨씬 커진다. 시험으로 1등을 가리는 차원을 넘어 초월적 창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이스라엘 사람들. 대한민국 국토의 5분의 1, 인구는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그토록 많은 과학·기술·금융 석학을 배출하고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교육의 차이다. 그 시스템에서 시대적 리더가 탄생하고 있다.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는 20대 중반 정치에 입문해서 장관 열 번, 총리 세 번, 92세까지 이스라엘 제9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시몬 페레스가 집필한 책이다. 이스라엘의 아버지라 할 만큼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서도 “유일하게 후회하는 것은 더 큰 꿈을 꾸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한 그는 “기억의 반대는 망각이 아닌 상상”이라고 한다. 기억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지만 상상은 가보지 않은 미래를 걷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상상하며 어떤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을까. 어른들의 틀에 갇힌 자녀에게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반복해서 묻기에는 다음 세대가 품고 있는 잠재력과 상상력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영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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