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팔 번쩍..유도 조구함 '패자의 품격' 보여줬다

최하은 기자 2021. 7. 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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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회 7일째를 맞은 2020 도쿄 올림픽, 또 어떤 소식들이 있을지 오늘의 도쿄, 시작합니다. 우리 유도의 조구함 선수, 정말 잘했습니다. 결승전에서 연장, 골든스코어 승부까지 9분 30초 넘게 경기를 했고 눈부시게 값진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승자의 팔을 번쩍 들어주는 모습은 스포츠맨십의 정석이었습니다.

도쿄에서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 조구함:에런 울프 (일본)|유도 남자 100㎏급 결승 >

이번 올림픽 유도 결승에서 가장 길었던 승부.

9분 30초 넘게 이어간 혈투에서 조구함은 아깝게 한판패로 졌습니다.

한동안 드러누워 아쉬워했지만 이내 일어나선 승자인 일본 선수의 팔을 번쩍 들어올려 줍니다.

패배가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묻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조구함은 끝까지 멋진 패자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조구함/유도 국가대표 : 국가대표 선수 생활 10년 이상을 했는데 만나본 선수 중에 제일 강했어요 오늘. 저 선수도 저를 많이 연구한 것 같고, 저보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더라고요.]

준결승에선 포르투갈의 폰세카를 꺾었는데, 그 때는 패배의 충격에 젖은 상대 선수를 안아주면서 따뜻하게 위로했습니다.

일본 유도의 심장이라 불리는 무도관, 조구함은 은메달로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올리는 장면도 만들었습니다.

100kg급에선 보기 드문 170cm대 키, 조구함은 큰 키로 몰아붙이는 상대를 뛰어난 순발력과 손기술로 제압하는 유도를 합니다.

낮은 무게 중심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 힘을 역이용해 순간의 빈 틈을 노려 되치고, 메칩니다.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의 아이콘으로 남고싶다 스스로 남긴 다짐을 그대로 이뤄냈습니다.

리우 올림픽을 석 달 앞두고 십자인대가 파열돼 온전한 다리로 뛸 수 없었고, 결국 16강에서 한판패를 내줬기에 이번 기회는 더 절박했습니다.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혹독한 재활을 거쳤고, 다시 다치지 않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근력도 키웠습니다.

그리고 스물 아홉 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유도인생에서 번쩍하는 순간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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