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소재' 세계최강 시동 걸었다

LG전자 분리막 사업 인수
양극재 구미공장도 12월 착공
2분기 영업익 2.2조 사상최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LG화학이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인수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6조원 투자 플랜'을 본격 가동한다.

LG화학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LG전자의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산하 화학·전자재료(CEM) 사업 부문을 5250억원에 인수하는 영업 양수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에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분리막 사업 투자도 6조원 투자의 일환이다.

인수 대상은 생산설비 및 해당 사업부문 인력 등 유무형 자산 일체다. 배터리 소재와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LG전자 CEM 사업부문은 우리나라 청주,중국 항저우, 유럽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국내외 임직원 800여명은 전원 고용이 유지된다.

LG전자 CEM 사업부는 세계 최고 속도로 분리막을 코팅할 수 있는 가공 역량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SRS®(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을 보유 중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분리막의 내열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코팅 기술 등도 추가로 확보했다. LG화학은 LG전자의 생산성 극대화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 등을 통해 분리막 사업을 조 단위 규모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LG화학은 분리막 사업과 더불어 양극재 사업을 전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산 6만t 규모의 구미공장을 오는 12월 착공한다.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합작사(JV) 설립도 계획 중이다. CNT 생산 규모도 2021년 연 1700t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사업과의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술적으로 배터리를 깊이 이해하고 양극재 등 여러 가지 소재의 제조 능력을 한꺼번에 갖춘 글로벌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는 LG화학의 성장세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LG화학은 올 2분기에 매출 11조4561억원, 영업이익 2조230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65.2%, 영업이익은 290.2% 증가하며 분기 실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의 약 두 배를 넘어서는 호실적이다.

다만 이번 분기에 반영된 영업이익 6000억원이 일회성 손익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승소로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합의금 2조원 중 일시금 1조원을 이번 분기 영업이익으로 처리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 충당금을 4000억원 반영했다. 일회성 손익 6000억원을 제외해도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최고치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친환경 지속가능 사업, 전지소재 중심의 이모빌리티(e-Mobility), 글로벌 혁신신약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3대 신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계획들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