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한 펜싱 어벤저스 "금메달 이제 실감..파리도 욕심나요" [도쿄올림픽]
[스포츠경향]
‘펜싱 어벤저스’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29일 인천공항 풍경은 예년과 조금 달랐다. 철저한 방역이 우선이라 꽃다발을 안기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게 행사의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날 이탈리아를 꺾고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단체전 정상에 오른 선수들은 꿈에 그리던 가족과 만나며 금의환향을 실감했다.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아내에게 자신이 따낸 두 개의 메달을 걸어준 뒤 “어젯밤을 뜬 눈으로 지샜다. 도쿄에선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반겨주시니 이제야 금메달을 땄는지 알겠다”고 웃었다.
펜싱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이 귀국길에 웃음꽃을 피운 것은 그만큼 어려운 길을 걸어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불혹이 가까웠던 김정환은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된 것 자체가 큰 타격이었고, 오상욱(25·성남시청)은 아예 대회 직전인 3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불운을 겪었다.
김정환은 “올림픽 자체가 기약없는 약속이었다”고 떠올리면서 “지금 훈련하는 게 맞는지, 실력에는 문제가 없는지 모두 의심했다. 이 기간이 어느 올림픽보다 고통스러웠다. 최대한 우리 기량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게 좋은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심리 치료까지 받으며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2012 런던올림픽에 이은 9년 만의 타이틀 방어전은 흔들림이 없었다. 단체전 첫 경기인 8강에서 이집트를 45-39로 누른 데 이어 준결승에선 독일을 45-42로 제압했다. 결승전에선 이탈리아를 상대로 45-26이라는 일방적인 완승을 거뒀다.
구본길(32·국민체육진흥공단)은 “사실 8강부터 힘들었다. 결승에 올라갔을 땐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는데, 한 게임 한 게임 열심히 뛰다보니 점수차가 벌어지더라”며 “선수들이 여유를 갖게 되니 금메달에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진천 선수촌에 도쿄올림픽과 똑같은 피스트를 꾸며주셨기에 적응에 어려움이 덜 했던 게 큰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펜싱에 대한 확신을 얻은 것은 또 다른 수확이다. 개인전 동메달을 포함해 두 개의 메달로 전성기를 구가한 김정환은 “나도 우리가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여기에 후보 선수로 참가했던 김준호(27·화성시청)까지 짜임새에 빈 틈이 없어 지금과 같은 멤버라면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 단체전 3연패도 꿈이 아니라는 평가다.
구본길은 “(김)정환형이 자꾸 파리를 안 가려고 하는데, 전 정환이형을 끌고 3연패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김준호도 “(이 멤버로) 이렇게 잘 준비한다면 다음 올림픽도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리를 꿈꾸는 선수들은 당분간 달콤한 휴식기를 가진다. 오랜기간 생이별했던 가족들을 만나면서 다친 몸을 추스린 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김정환은 “선수들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도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메달을 따낸 기쁨을 나누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94년생 아니었다…‘93년생’ 한소희, 실제 나이 속였던 이유
- [공식] 김예지, 테슬라 앰배서더 됐다
- [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출연진, 연이은 사생활 폭로…빚투→여성편력까지
- 안영미, ‘젖년이’ 패러디→욕설 논란 후 의미심장 SNS…접시 위 얼굴
- 홍진경, 조세호 축의금 얼마했나 봤더니 “120만 원 이상” (차은수)
- [스경X이슈] ‘소속 아티스트’ 승관의 ‘일갈’··· 하이브, 고개 숙였다
- [전문] ‘성매매 의혹’ 최민환, 활동 잠정 중단…FT아일랜드 2인 체제
- [종합] ‘마약 누명’ 지드래곤 “위험한 생각할 뻔” (유퀴즈)
-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 모두 인정한 황의조, 리그 복귀 후 2경기 만에 3호 골···시즌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