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추경 신속집행해 민생경제 살려야"

첫 민생경제장관회의 주재
野 "보여주기식 지겹다"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민생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사진) 대통령이 29일 민생경제장관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한 자리에서 "방역이 어려워질수록 더욱 민생을 살펴야 한다"면서 "정부는 코로나 피해가 큰 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공정한 회복,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 회복, 일자리의 회복까지 이루는 완전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 35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규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신속한 집행으로 경제회복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것이지만, 야권에서는 정권 임기 말이 다 된 시점에서 추경으로 민생을 챙기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생경제장관회의에서 "수도권에서 시작된 4차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민생경제 회복도 지연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며 "오늘 '민생경제장관회의'는 고강도 방역 조치에 따른 민생경제의 피해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민생경제장관회의'라는 이름으로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생을 특별히 돌보는 것은 당연한데 거기에 추경까지 통과가 됐고 폭염 등 세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현안이 있어, 청와대는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시급하게 빨리 조처할 필요 있다고 보고 확대 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을 다루는 핵심 장관들만 모여서 하는 회의를 대통령이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은 이날 회의 과정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홍 부총리는 취약계층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정책서민금융을 연간 9~10조 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8월에도 계란 1억 개를 수입,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충분한 양을 수급하는 문제와 추석 대비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대응 등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권칠승 장관은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8월부터 신속 지원하고, 손실보상금 지급시기는 10월 말부터 빠르게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안 장관은 1·2차 추경을 통해 확대된 정부 일자리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고, 건설 현장·제철·택배 등 폭염 취약 사업장 6만 개를 집중 관리하겠다는 구상 등을 보고했다. 권덕철 장관은 폭염 속 방역현장에 대응인력을 추가 지원하는 방향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각 사안마다 지시사항을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미 임기 말까지 접어든 시점에서 한차례 큰 추경으로 경제 회복까지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국민의힘에서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윤창현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이미 수차례 했던 보여주기 식으로 쇼통하는 것은 식상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다음 정권이 현안에 대비할 수 있도록 소득주도 성장이나 탈원전 같은 부분을 뒤돌아보고 평가해본 뒤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줄 때가 아닌가 한다. 뭘 추진하기엔 시일이 많이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들으면 서운하겠지만, 경제 문제를 안 챙기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 아니냐"며 "북한 문제 챙기는 에너지의 반만 챙겨도 성과가 나올 거라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