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듯 흘린 땀, 조구함의 특별한 은메달 [도쿄 라이브]

도쿄|이용균 기자 2021. 7. 2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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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kg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조구함이 은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구함이 유도 첫 은메달을 땄다. 지독하게 치열한 승부였다.

조구함(KH그룹 필룩스·세계랭킹 6위)은 29일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라이벌인 일본의 울프 아론(5위)과 연장 포함 9분 넘는 치열한 승부 끝에 한판패를 당했다.

결승 상대였던 아론은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일본인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일본어가 모국어다. 조구함은 이번 대회를 앞두로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쟁쟁하다”면서도 일본의 아론을 라이벌로 찍었다.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한 차례 꺾은 바 있는 상대다.

조구함은 아론과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땀을 비오듯 흘리는 가운데 연장에서도 5분 넘는 승부가 이어졌다.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갈 정도로 치열한 승부 끝, 온 힘을 다해 버티던 조구함이 아론의 허벅다리 후리기에 당하며 뒤로 넘어졌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조구함에게 이번 메달은 특별했다. 조구함은 2016 리우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하다가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무릎이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 16강에 탈락했다. 오랫동안의 준비가 허무하게 끝났다.

이번 대회 준비도 쉽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훈련 시설을 찾기 힘들었고, 실전을 치르기가 어려웠다. 지난 5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것이 그나마 이번 대회 준비에 도움이 됐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조구함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조구함은 일본 유도의 성지로 꼽히는 무도관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 유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곳에서 따낸 금메달은 한국 유도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 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토록 바랐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은메달 역시 특별했다. 기대감을 책임감으로 바꾼 조구함은 마지막까지 버텼고, 귀중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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