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올림픽 '이변 속출'(종합)
배드민턴 최강 모모타 겐토, 허승재에 덜미
태권도·탁구·유도 '종주국 독식'도 사라졌다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대회 전부터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 받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스타선수들도 올림픽의 무게감에 고전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일본 테니스의 슈퍼스타 오사카 나오미(23)가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일본 국민들에게 금메달을 선사하겠다던 꿈은 대회 초반에 끝나버렸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과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대회 단식만 4차례 정상에 오른 세계적인 선수다. 이번 대회 개막식 성화 점화 최종주자로도 주목받았다.
오사카는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마르케타 본드루소바(체코)에게 세트스코어 0-2(1-6 4-6)로 완패했다. 일본의 가장 큰 기대주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여자 기계체조 단체에서도 이변이 나왔다. 이 종목의 지배자는 미국이었다. 지난 27일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 종합에서는 미국이 2위로 밀려나고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1위를 차지했다.
미국 기계체조의 간판 시몬 바일스의 '깜짝 기권'이 결정적이었다. 4개 종목 중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바일스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체조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압도적인 기량 탓에 사실상 적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선 6관왕 후보로 기대를 받았다. 바일스는 29일 열리는 개인종합 결선에도 출전하지 않는다.
일본 배드민턴 남자단식 간판 모모타 겐토(세계랭킹 1위)도 덜미를 잡혔다. 이변의 주인공은 한국의 허광희(26·삼성생명)였다.
모모타는 28일 일본 도쿄의 무가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남자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세계랭킹 39위 허광희에게 0-2(15-21 19-21)로 충격패를 당했다. 모모타는 2019년 11개 대회 정상을 휩쓸며 배드민턴 남자 단식의 절대 지존으로 꼽혔다.
여자 수영의 최강자 케이티 러데키(미국)는 이번 대회에서 왕좌를 빼앗겼다. 러데키는 26일 400m 자유형에서 아리안 티트머스(호주)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또 28일 200m 자유형에서 티트머스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5위에 그쳤다.
러데키는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하며 자존심을 살렸다. 세계선수권에서만 치러졌던 여자 1500m는 올림픽에선 이번에 신설됐다.
'드림팀' 미국 남자농구도 망신을 당했다.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미국 남자농구는 25일 프랑스전에 일격을 당했다. 17년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다만 이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54점차 대승을 거둬 첫 경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탁구 혼합복식에서 일본의 미즈타니 준, 이토 미마는 중국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것도 대이변으로 꼽힌다. 중국이 올림픽 탁구 금메달을 놓친 것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7년만이다. 탁구는 중국의 금밭이다. 이전까지 중국의 탁구 철옹성을 깬 나라는 한국과 스웨덴뿐이었다.
유럽의 약소국 코소보는 유도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주국 일본의 금메달 싹쓸이를 저지했다.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의 강자 중국은 26일 남자 10m 플랫폼 종목에서 영국에 우승을 내줬다.
한국도 이변의 대상이 됐다. '사격의 신' 진종오(42·서울시청)는 노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올림픽에 5번 참가해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따낸 진종오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탈락하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펜싱에서도 '충격 탈락'이 이어졌다. 펜싱 남자 사브르 세계 최강자인 오상욱(25·성남시청·세계랭킹 1위)은 준결승 문턱에서 넘지 못했다. 메달권으로 기대를 받던 여자 에페 최인정(31·계룡시청·세계랭킹 2위)은 개인전 첫판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개인전에서 부진했던 펜싱은 단체전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최인정(31·계룡시청)과 강영미(35·광주광역시 서구청), 송세라(28·부산광역시청), 이혜인(26·강원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정환(38), 구본길(32·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25·성남시청), 김준호(27·화성시청)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종주국 태권도는 '노골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여자 67㎏ 초과급에서 이다빈이 은메달, 남자 80㎏ 초과급에서 인교돈과 남자 58㎏급에서 장준이 각각 동메달을 따냈다. 특히 세계랭킹 1위 이대훈은 지난 25일 남자 68kg급 16강전에서 울르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충격패를 당했다.
혼성전과 남녀 단제전에서 금메달 3개를 쓸어간 한국 양궁도 이변의 대상이 됐다.
3관왕에 도전하던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의 충격 탈락에 이어 오진혁(40·현대제철)은 32강에서 인도의 아타누 다스와 슛오프(연장전) 접전 끝에 패했다. 여자 대표팀에서도 장민희(22·인천대)가 32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양궁 개인전의 경우 남자는 김우진(29·청주시청), 여자는 강채영(25·현대모비스)과 안산(20·광주여대)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안산이 금메달을 획득하면 3관왕에 이름을 올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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