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마스터스 1R 선두 오지현, '어게인 2018년'(종합)
(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한때 '지현 천하'의 일원으로 군림했지만, 작년부터 부진에 빠졌던 오지현(25)이 부진 탈출의 조짐을 보였다.
오지현은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우리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원)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클럽 하우스 선두에 나섰다.
KLPGA투어에서 통산 6승을 올린 오지현은 2018년 상금랭킹 3위, 대상 포인트 2위에 오르며 KLPGA투어 최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오지현은 2018년에 따낸 2승 가운데 두 번째 우승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거뒀다.
하지만 2019년부터 잦은 부상의 여파로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까지 3년째 우승 경쟁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13개 대회에서 출전해 절반이 넘는 7차례 컷 탈락을 맛봤다. 시즌 개막전부터 5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수모도 겪었다.
지난 11일 끝난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3위를 차지해 부진 탈출을 알렸던 오지현은 이날 난코스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오지현은 "시즌 초반부터 드라이버가 흔들려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큰 체격은 아니지만 정확한 임팩트를 통해 정확하면서 멀리 날아가는 드라이버 샷이 장기였던 오지현은 올해 들어 페어웨이 안착률이 102위(64.56%)에 머물 만큼 샷 정확도가 떨어졌다.
"최근 드라이버 정확도가 높아졌고 말을 안 듣던 퍼트까지 잘 되기 시작했다"는 오지현은 "연습 라운드 때 돌아본 코스가 너무 어려워서 걱정했는데 오늘은 티샷부터 아이언 샷, 퍼트까지 모두 다 잘 됐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열성 팬이 많은 오지현은 "오랜만에 좋은 모습 보여드린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2018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오지현은 "2019년에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플레이도 안 되고 모든 게 다 안 됐던 해였다"고 돌아보고 "이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 칭찬하고 있다. 그래도 응원을 많이 해주고 계셔서 빨리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지현은 지난 6월 13일 끝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를 "올해의 터닝 포인트"라고 밝혔다.
17위라는 썩 빼어난 순위는 아니었지만 앞선 8개 대회에서 6번 컷 탈락한 터널을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오지현은 "아직 퍼트가 좀 부족하다. 잘했을 때 기록을 보니 7, 8m 버디 성공이 많았다. 요즘 대세인 박민지도 그 거리 퍼트 성공이 많다"면서 "운이 좀 따라줘서 1, 2개 정도 그런 퍼트가 들어가 주면 자신감도 붙고 경기가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아직 우승이 없는 김소이(27)와 한진선(24)이 4언더파 68타를 쳐 오지현을 1타차로 추격했다.
지난 18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전예성(20)은 2타차 공동 4위(4언더파 68타)에 올랐다.
전예성은 올해 우승을 신고한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7번째 우승을 노리는 박민지(23)는 2언더파 70타로 첫날을 마쳤다.
박민지는 6번 홀까지 버디 없이 보기 2개를 적어내는 등 초반에 샷이 흔들렸지만 이후 버디 5개를 잡아내고 보기 1개를 곁들여 공동8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박민지는 "아쉬움이 많다. 티 샷이 거의 페어웨이를 다 지켰는데, 세컨드 샷이 정확하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한때 2오버파까지 갔었는데 무너지지 않고 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것에 만족한다"면서 "오늘 아쉬웠던 아이언샷이 내일은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유해란(20)은 3오버파 75타를 쳐 컷 통과가 급하게 됐다.
유해란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높은 순위에 있는 편이어서 내일 열심히 쳐보고 그린에 적응한다면 예선 통과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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