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초록의 힘..초록 사용 설명서

2021. 7.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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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들어 초록으로 꽉 찬 우리의 산을 바라보자. 그 안에는 인간을 위한 수많은 초록이 존재한다. 괜히 산에 가는 게 아니다.

▶초록이 주는 선물

눈이 피곤할 땐 초록색을 보라고 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색깔과 신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다. 태양광은 색이 없다. 그런데 파장이 있는 빛을 받은 지구의 사물은 그 빛을 받아 일부는 광합성 등 에너지로 사용하고 또 일부는 반사한다. 이때 태양광 파장 대역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이라는 기본 색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주로 식물이 발산하는 초록은 태양광 대역 가운데 555nm(정확하게는 546.1nm-나노미터, 1/1,000,000m) 영역에서 보이는데, 빛을 받아들이는 엽록소가 일부 구간을 반사해 버리기 때문에 숲이 녹음방초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초록이 인간에게는 축복의 색깔이다. 지구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식물의 색깔이 초록이다 보니 초록은 생명의 상징이 되었고, 또 평화의 색깔이 된 것이다. 그리고 식물로 대변되는 초록은 새 생명이 잉태하는 봄에서 시작하여 초가을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그것은 젊음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숲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고, 호흡하고 싶어지고, 평안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또한 눈에 잘 보인다는 이유로 신호등의 통과색과 비상구 디자인의 컬러도 녹색으로 통일했다. 강렬한 파장의 초록은 복잡한 색깔을 순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눈이 피곤하고, 마음이 불안하고, 생기가 필요할 땐 일단 초록 가득한 산을 1분만 바라보아도 한결 안정된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초록을 좋아하는 당신은

초록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긍정적이고 헌신적이며 탐구적이다. 느티나무와도 같다. 우뚝하게 서 있는 수백 년 나이의 느티나무들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기원의 대상으로 모셔지기도 한다. 초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직업으로 심리상담가, 교육자, 사회복지사 등을 추천하기도 한다. 초록형 인간들은 천천히 긍정적으로, 사필귀정의 진리를 믿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초록을 좋아할 이유는 없으나, 이런 세상에 초록을 좋아하거나, 적어도 밀어내지 않는 에너지를 유지할 필요는 있 ▶다.

초록의 역습, 자신에게 친절하라

색채 연구가들은 초록을 좋아하는 것과 집착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심리적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 집착의 기준은 개개인이 잘 알고 있다. 적당히 바라보고 즐기는 것과, 24시간 자신의 주변을 초록으로 채우는 것과는 다르다. 초록에 기대려 한다는 것은 현재 불안한 상태라는 것을 말한다. 초록은 균형의 색깔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불안한 마음이 클수록 초록을 더욱 찾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초록에 집착한다고 판단될 땐, 나의 결핍이 무엇인가, 나는 목표와 근접해서 살고 있는가, 지금이 직장이 내가 원했던 세상이던가, 어디 아픈 데는 없는가, 꼼꼼하게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심리 상담, 건강 상담, 기술 상담 등 구체적인 돌파구를 찾고 실천해야 한다. 방치할 경우 우울감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나무와 숲이 주는 선물은 그 안에 들어가야 확실히 받을 수 있다.

글과 사진 이영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90호 (21.08.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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