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스크 지침 변경 논란..정치적 시험대 선 바이든

김현 기자 2021. 7. 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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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델타 변이와 돌파 감염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 급증함에 따라 다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때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직접 마스크를 벗기도 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마스크 정책을 전환하면서 새로운 정치적 어려움과 정책적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7일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들에게도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지침 준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원주민 투표권에 대한 실내 토론을 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자들에게 이를 요청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새로운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속하게 백악관의 모든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도록 지시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는 지난 5월13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서서 “만약 여러분이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다면 여러분은 더 이상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선언한지 3개월도 채 안 돼 마스크 정책이 후퇴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 같은 마스크 지침 변경은 델타 변이의 위험성과 많은 미국인들의 백신 접종 거부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마스크 지침이 시행됐던 5월 봄과는 훨씬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를 다루고 있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팬데믹을 겪고 있다. 그들은 엄정난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국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중보건 지침이 크게 후퇴한 첫 번째 사례로, 많은 미국인들이 백신이 보급되기 전 성가신 지침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동의할지에 대한 시험에 놓이게 됐다고 WP는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고 정치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에 대한 저항이 이번 (마스크 정책) 변화의 배경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대중의 불만을 막는 방패막이로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학적으로 언덕을 한 번에 오르도록 하는 게 언덕에서 굴러 내려가 두 번 오르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면서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야 하는 것에 대해 심술을 부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며칠간이 마스크 정책 변화로 대중의 불만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향할지, 여전히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에게 향할지 여부를 보여줄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실제 미국인들은 CDC의 새로운 마스크 지침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텍사스 콘로에 사는 주택 청소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오브리 가너는 “정부가 우리가 하길 원하는 것을 계속 바꾸는 것 같다”며 “그들이 코로나에 대한 해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장 공화당은 백악관과 CDC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바이든 행정부의 모순된 결정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백신이 원래 말했던 것처럼 효과적이지 않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면서 백신 접종을 더 주저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깊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는 CDC가 “신뢰를 상실했다”며 “진즉에 선출되지 않은 연방 관료들이 아니라 미국 국민을 신뢰하는 것으로 돌아갔어야 했다”고 밝혔다.

많은 공공보건 관리들은 지난 5월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 권고안을 중단하는 게 너무 빨리 움직였다고 주장해 왔다고 WP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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