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6년..부친 장례식 빼곤 개근했죠"
힘 빼고 쉽고 간결한 진행
전문가보다 관객 호응 높아
"클래식은 뜻밖에 찾아온 손님
제 인생의 전환점 됐죠"
배우 김석훈(49)이 올해로 성남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 사회를 맡은 지 6년을 맞았다. 마티네 콘서트는 낮시간에 열리는 음악회로 다소 딱딱한 분위기의 저녁 음악회와 달리 해설이 있는 음악회, 브런치 음악회 등 자유로운 형태로 진행된다. 마티네는 프랑스어로 '오전 중'이라는 의미의 마탱(matin)에서 유래했다.
김석훈이 클래식 음악회 장수 사회자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힘 빼기'다. 마티네 콘서트에 가보면 사회자 유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정보 전달자이거나 엔터테이너거나. 김석훈은 이 둘 사이의 중간 즈음에 자리를 잡고 힘 빼고 쉽고 간결하게 얘기한다. 그러면서 과하지 않은 유머를 섞어낸다. 마치 심야시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련한 DJ의 목소리처럼 편안하다. 스스로 '클래식 비전문가'를 자처하지만 음대 교수나 전문 연주자들이 사회자로 설 때보다 관객들의 호응이 크다. 7월 마티네 콘서트가 끝난 직후인 지난 22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김석훈을 만났다.
"2015년부터 6년 동안 딱 한 번 빠졌어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요. 이 정도면 6년 개근인 거죠?(웃음) 사실 전 음악회 진행을 일이라고 생각 안 해요. 한 달에 한 번 좋은 공연 보러 간다고 생각하면서 집을 나서죠."
김석훈은 쉽고 편안한 진행을 지향한다. 어려운 말 잔뜩 늘어놓으며 고상한 척 하는 건 클래식 음악계가 사장되는 지름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 해 마티네 콘서트의 테마는 대부분 전년도에 정해져요. 그러면 미리미리 관련 책을 사서 공부를 하죠. 또 공연 일주일 전부터는 공연 프로그램 관련한 스터디를 해요. 일단 머릿속은 채워놓지만 무대에선 힘주지 않고 쉽게 말하는 게 목표예요. 공부한 내용을 잔뜩 풀어내면 듣는 분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낮 공연인 마티네 콘서트 관객은 주로 은퇴하신 분들이거나 가정주부들이에요. TV에서 쏟아지는 예능프로그램에 질린 분들이 많죠. 이런 클래식 입문자들은 저희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예요. 이분들께 어려운 음악 전문용어·외국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 드리는 것만 해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1998년 인기 드라마 '홍길동'에서 주연을 맡으며 브라운관에 데뷔한 김석훈은 이후 '토마토' '경찰특공대' 등 인기 드라마에서 맹활약하며 톱 남자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국립극단에서 활동하며 다진 탄탄한 연기력에 신사다운 이미지와 부드러운 음성이 더해지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2011년 CBS라디오에서 클래식 방송 DJ를 맡으며 클래식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클래식은 제게 '뜻밖에 찾아온 사랑' 같은 존재예요. 솔직히 말해서 DJ 시작하기 전까지 클래식은 별로 안 듣고 주로 가요, 팝을 즐겨 들었어요. 클래식 방송 DJ를 맡다 보니 열심히 듣기 시작했는데 진심으로 좋아하게 됐어요. 갑자기 찾아온 손님한테 흠뻑 빠진 셈이고, 벌써 10년 째 클래식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죠."
올해 성남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 테마는 '프랑스로부터'다. 다채로운 음색과 우아하면서도 몽환적 분위기의 프랑스 음악들을 다양한 주제로 선별해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연주회를 연다.
"프랑스 음악에선 자유로움이 물씬 느껴져요. 머리 속에 그림이 떠오르고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죠. 종교적인 색채가 짙고 철학적인 분위기의 독일 음악과는 차이가 확연해요.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무엇이냐'는 것인데요, 전 바로크음악을 제일 좋아해요. 바로크하면 독일 작곡가인 바흐·헨델을 주로 떠올리는데, 라모·쿠프랭·릴리의 프랑스 바로크음악도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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