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나타샤 첫 솔로 무비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나에겐 치유의 경험 됐다"

박찬은 2021. 7. 29. 16: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낸 『에스콰이어』나 금발로 백치미를 풍기던 『피플』지 표지로 기억되던 스칼렛 요한슨이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한 작품은 사랑에 대한 감정을 절제되면서도 서정적으로 소화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였다. 영화 ‘HER’에선 목소리만으로도 기존에 촬영까지 마친 배우를 교체시키게 만들었으며, 이후에도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들로 자신이 금발의 고전적인 섹시 심볼이나 글래머러스한 액션 히로인 이상이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2021년 최단기간 200만 관객을 돌파한 ‘블랙 위도우’로 드디어 나타샤 로마노프 솔로 무비를 찍은 그녀를 온라인으로 만났다.

소피아 코폴라가 감독하고 빌 머레이와 함께 찍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그녀에게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겼으며, 같은 해 개봉한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로 스칼렛 요한슨은 아역 출신 만년 캐스팅 2순위에서 성공적인 성인 연기자로 연착륙한다. 이후 ‘아일랜드’, ‘프레스티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등 액션과 현대극, SF와 드라마 등 장르를 넘나들며, 때로는 여전사(‘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루시’)로, 때로는 현실적인 생활 캐릭터(‘결혼 이야기’, ‘내니 다이어리’)로, 가끔은 팜므 파탈(‘매치 포인트’)로 뛰어난 연기와 스타성을 함께 보여준다. ‘어벤져스’에 합류한 뒤 이뤄진 월드 투어 인터뷰에서 “토니 스타크 역의 로버트(다우니 주니어)에게는 그럴 듯한 질문을 하고, 왜 나에겐 몸매 관리 비법 따위를 묻는 거냐”며 돌직구를 날리던 스칼렛 요한슨은 기존 ‘블랙 위도우’로 캐스팅된 에이미 블런트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 강렬한 연기로 그녀만의 ‘독거미’를 완성시켰다.

토니의 비서 ‘해피’(존 파브로)에게 암바를 걸며 ‘아이언맨2’에서 강렬하게 첫 등장한 그녀는 ‘어벤져스’ 1편에서 케미솔만 입고 의자에 묶인 채 다이나믹한 액션을 보여주고, ‘엔드게임’에선 숭고한 희생으로 모두가 블랙 위도우를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아이언맨’에서보다 좀 더 주도적 캐릭터를 보여준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동료들의 갈등에 괴로워하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이어 ‘블랙 위도우’까지 총 8편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Marvel Cinematic Universe)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의 지분을 조금씩 넓혀 온 스칼렛 요한슨은 “계속 진화하는 ‘블랙 위도우’ 캐릭터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한다.

▶무기빨, 초능력빨 없는 블랙 위도우만의 액션 시퀀스

‘어벤져스’ 군단에서 강력한 전투 능력과 명민한 전략을 함께 겸비한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는 테스토스테론을 뿜어내는 남성 히어로 사이에서 무기나 초능력, 첨단 에너지나 약의 도움 없이 온전히 육체적인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다. KGB 암살자에서 쉴드 요원이었다가 어벤져스 멤버가 된 나타샤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선 윈터 솔져와도 한판 붙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선 울트론으로부터 세상을 구했다. ‘캡틴 어메리카: 시빌 워’에선 소코비아 협정에 찬성하며 중재에 힘썼으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선 자신을 희생하면서 어벤져스를 단결시키는 등 늘 과한 업무에 시달리느라 자신의 상처를 보살피지 못한다. 7월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누적관객수 224만 명을 돌파한 ‘블랙 위도우’는 마블 스튜디오가 2년 만에 선보이는 2021년 첫 액션 블록버스터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에 있었던, 알려지지 않은 블랙 위도우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들어 있다.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를 통해 통해 여성 연대를 통한 해방과, 자아를 찾아 떠나는 나타샤의 모험을 연기했다. 나타샤 로마노프의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블랙 위도우’는 자신의 나약한 면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 더 강인해지고 성장하는 캐릭터다. 약 10년 동안 이 캐릭터와 함께 했고, 이제 드디어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스칼렛 요한슨) 기자간담회에서 “드디어 ‘블랙 위도우’로 여러분 곁을 찾아 왔다. 10년 간의 땀의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이라며 소감을 전한 그녀는 ‘블랙 위도우’ 화상 컨퍼런스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블랙 위도우’ 솔로 무비 이야기는 언제부터 나왔나? 가능성은 항상 있었다. 어떤 형태가 될지 정확히 몰랐을 뿐이다. ‘엔드게임’을 제작하던 당시엔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을 10개월 동안 번갈아 가며 촬영했다. 그때부터 오랫동안 ‘블랙 위도우’의 제작 방향에 대해 논의를 해왔다. 만약 이 영화를 10년 전에 만들었다면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이 영화가 지금 나와서 오히려 기쁘다. 정말로 중요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만들 수 있으니까. 장르를 뛰어넘어 마블 세계관 속에서 독특하고, 색다르며 멋진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10년간 연기해온 나타샤 캐릭터는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 “같은 캐릭터를 18개월에서 24개월에 한 번씩 연기하는 것은 굉장히 유니크한 경험이다. ’블랙 위도우’ 캐릭터는 지속적으로 진화한 캐릭터이고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10년 동안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또 그 캐릭터를 이렇게 파헤쳐보는 기회는 모든 배우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타샤의 과거를 파헤쳐 미스터리를 벗겨낸 느낌이 어떤가? 블랙 위도우 솔로 무비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캐릭터를 용감하게 제대로 파헤치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팬들은 물론이고 벌써 10년이나 이 캐릭터를 연기해온 나 자신에게도 반드시 예술적으로나 창의성의 측면에서나 보람 있는 영화였으면 했다. 나는 ‘블랙 위도우’를 잘 안다. 내 안에 그녀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간 그녀의 모든 측면에 제대로 접근해볼 기회는 없었다.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과 함께 한 소회를 밝혀달라. 대단한 스토리텔러인 데다, 시각적 재현 능력이 뛰어나고, 디렉팅마저 훌륭하다. 존경하는 감독과 협업하는 것이 내 작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해야 해서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서 함께 작품을 만들었다. 감독님과 작업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 이게 꿈인가 생신가 싶어 볼을 꼬집을 정도였다.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캐릭터의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덕분에 블랙 위도우의 여러 강점과 결점들을 알 수 있게 되었고 내게 치유의 경험이 되었다.

영화의 액션이 궁금하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블랙 위도우’에서는 정말이지 마블 영화 최고의 액션 신을 볼 수 있다. 액션이 캐릭터의 상황과 이어지는데, 모든 액션이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부분이며, 나타샤의 심리적 상태를 보여준다. 초능력이 없는 나타샤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다양한 신체적 능력을 이번에 전부 다 쓸 수 있었다. 정말 흥미진진했다. 결과물이 매우 만족스럽다.

액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그동안 블랙 위도우를 연기하면서 매우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스카이 다이빙 시퀀스를 실제로 찍게 될 줄은 몰랐다. 스카이 다이빙 신을 실제로 촬영한 덕분에 움직임과 카메라 각도, 감정 연기를 더욱 정밀하게 잡아낼 수 있었다. 실제로 스카이 다이빙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기는 했다. 무척 큰 도전이었지만, 이번에 훈련을 받으면서 나 자신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느꼈다. 내 몸 혹은 근육이 그동안의 훈련을 기억하는 듯했다. 이 지점에 이르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블랙 위도우를 연기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블랙 위도우’에 제작자로서 참여한 소감? 정말 큰 도전이었다. 프로듀서는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한다. 내가 그걸 잘 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전 세계의 많은 팬들에게 영화를 설명해달라. 우리가 함께 하고 싶은 가족들과 극장으로 돌아가서 정말 펑펑 터지는 액션을 보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MCU의 최고의 액션을 담았다고 자부한다.

글 박찬은 기자 사진 및 자료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블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90호 (21.08.03)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