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과 청년이 함께 생활하는 프랑스 '셰어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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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물가 높은 도시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
여기에 고령사회인 프랑스에서 독거노인들이 늘면서 여러 사회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세대 간 동거를 위한 협회(Le pari solidaire)'는 60세 이상 노인과 18세에서 30세 이하 청년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먼저 독거노인의 집에 무료로 거주하면서 정기적으로 노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밤에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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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청년과 노인 세대의 동거 프로젝트
청년들에게는 경제적 도움 및 삶의 지혜 배움의 장
노인들에게는 외로움과 고립에서 벗어나는 시간
세대 간 교류 활성화에 도움
세계에서 가장 물가 높은 도시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 주거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프랑스 정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택보조금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한 대학생들이 주거비용을 오롯이 홀로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고령사회인 프랑스에서 독거노인들이 늘면서 여러 사회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해당 문제들이 심각해지면서 한 프랑스 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세대 간 동거를 위한 협회(Le pari solidaire)’는 60세 이상 노인과 18세에서 30세 이하 청년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독거노인의 집에 학생이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한 금액만 내고 생활하면서 서로 시간을 공유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상호 의존적 세대 간 동거 프로그램(Cohabitations intergénérationnelles solidaires)’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단순히 ‘거주 문제’ 해결에만 방점을 두고 있지 않다.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의 교류 그리고 사회적 유대 강화를 목표로 한다.
‘세대 간 동거를 위한 협회’는 지난 2003년 8월 폭염으로 인해 약 1만 5천 명의 노인들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노인들의 사망 원인을 외로움과 고립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세대 간의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상호 의존적 세대 간 동거’ 프로그램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먼저 독거노인의 집에 무료로 거주하면서 정기적으로 노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밤에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임대료 약 150유로(한화로 약 20만 원)를 내고 생활하면서 함께 거주하는 노인의 특별한 순간들을 공유하며 지낸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의무도 없이 집을 공유하면서 전기세, 물세, 관리비 등 모든 것을 포함한 임대료 최대 350유로(한화로 약 47만 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독거노인으로서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한 순간을 줄이고 외로움과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청년층은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나만의 보금자리를 얻고 어르신 세대와 함께 교류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세대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르 피가로에서 지난 23일에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파리 시민 중 60세 이상 1인 가구는 약 17만 4천 명, 18세 이상 학생들은 약 63만 5천 명에 달한다.
이제까지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약 4천 쌍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또한 지난 2018년에는 취약 계층을 위한 주택 건설과 이들에게 에너지를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ÉLAN 법안이 통과하면서 세대 간 동거 계약이 공식적으로 수립됐다.
지난 23일 르 피가로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87세 샬린(Charline) 할머니와 19세 오한(Orane) 학생의 이야기를 전했다.
남편이 하늘나라로 간 뒤 파리 13구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샬린 할머니는 오한과 집을 공유한 뒤부터 활력을 얻었다. 대학생인 오한은 매월 150유로(한화로 약 20만 원)를 내고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할머니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다. 함께 빵집에 가거나 우체국에 가는 등 오한은 할머니의 든든한 손발이 되어준다.
‘상호 의존적 세대 간 동거’ 프로그램이 주거난과 독거노인 문제, 세대 간의 교류 단절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두되는 해당 문제들에 대한 하나의 대응책으로 더욱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프랑스 파리 = 정희정 글로벌 리포터 citizen.lemonde@gmail.com
■ 필자 소개
전 LA라디오코리아 기자
전 인사이트 기자
'파리마벨' 매거진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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