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 훌훌..경주 바다에서 즐기는 여유와 휴식
[스포츠경향]
연일 푹푹 찌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전국이 가마솥이다. 피서의 행렬도 이어진다. 하지만 2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74명을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도 570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여유롭게 피서를 떠나기에 마음이 무겁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하면서도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와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이 절실히 필요한 올여름이다.
그렇게 여행의 즐거움과 안전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곳으로 경주만한 곳도 없다. 인파로 북적대는 떠들썩한 곳이 아니라 호젓하게 자연 속을 걸으며 힐링을 할 수 있는 곳,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역사 유적지 속에서 스토리텔링 체험이 가능한 곳, 밤에는 환상적인 야경이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경주다. 여기에 재미난 역사공부는 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사람 가운데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소리를 듣는 곳이 경주다.
많은 이들이 경주를 수학여행과 유적 관광지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경주는 무려 45㎞의 바다를 품고 있다. 그곳에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먹거리가 넘쳐난다. 경주는 해양관광도시로도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오류고아라해변~전촌솔밭해변~나정고운모래해변~봉길대왕암해변~관성솔밭해변. 31번 국도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경주 바닷가 여행지다. 해안도로를 따라 죽 이어져 있어 우선 한 번씩 빙 둘러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골라 좀 더 ‘깊숙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경주 바다’ 투어는 지도상에서 가장 위쪽인 오류고아라해변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이곳의 고운 모래를 밟으며 걷다 보면 오감이 깨어남을 느낄 수 있다. 수심이 적당해 바다낚시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면 낚싯배 이용도 가능하다.
이곳에서 좀 아래로 내려오면 개항 100주년을 맞는 감포항이 나온다. 일상에 지친 피로를 한순간에 풀어주는 곳이다. 인근에 솔밭해변이 있다. 전촌솔밭해변이다. 해변 뒤로 시원한 그늘을 품고 있어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바다 경치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멍’ 명소다.
전촌솔밭해변에서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면 나정고운모래해변이 나온다. 두 해변을 인도교가 이어주는데 밤이면 무지갯빛 조명이 아름답게 빛난다. 밤바다의 운치를 더해 주는 포인트다. 아주 작은 세사(細沙)로 이루어진 나정고운모래해변은 해수탕이 유명하다. 넓은 백사장과 부드러운 모래에다 대규모 전용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을 갖춰 가족 단위 여행지로 딱이다. 특히 해안선의 몽돌 위로 나서는 산책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
다시 31번 국도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나정항을 지나 곧 이견대를 만난다.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인 대왕암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건물이다. 죽어서도 용이 돼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호국정신을 받들어 제31대 왕 신문왕이 681년에 세웠다. 신문왕은 해변에 감은사라는 절을 짓고, 용이 된 아버지가 절에 들어와서 돌아다닐 수 있도록 법당 밑에 동해를 향해 구멍을 하나 뚫어 두었다. 그 뒤에 용이 나타난 곳을 이견대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신문왕이 용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는 옥대와 만파식적이라는 피리를 받았다는 곳이기도 하다.
신문왕이 완공한 감은사는 현재 건물은 모두 허물어지고 동서3층석탑 2기와 금당 및 강당 등 건물터만 남아 있다. 그런 감은사지를 앞에 두고 대본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만나는 곳이 봉길대왕암해변이다. 봉길대왕암해변은 이름 그대로 문무왕의 해중왕릉인 대왕암이 있는 곳이다. 밀려오는 파도에 따라 자갈들이 굴러가는 소리가 매력적인 곳이다. 대종천 하구에 위치한 해변을 중심으로 감은사지와 이견대 외에 기림사, 선무도의 본산인 골굴사, 장항사지 등 많은 명소들이 자리해 문화유적 관광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을 떠나 봉길터널을 지나면 읍천항이 나온다. 마을 전체가 벽화로 꾸며져 경주 바다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오른 곳이다. 이 인근에 하서해안공원 솔밭이 있다. 우거진 해송 아래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아는 사람만 아는 경주 바다의 숨겨진 휴식 명소다.
그 아래에 관성솔밭해변이 자리하고 있다.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관성솔밭해변은 경주 해변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하계휴양지로 인기가 높다. 인근 울산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 모래와 몽돌이 섞여 있는 백사장은 호젓하게 걷기에 좋다. ‘별을 관찰하는 마을이었다’고 해서 관성(觀星)이라는 이름이 붙은 해변에서 밤하늘의 별을 따라 걷는 재미는 도심에서는 절대 간직할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한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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