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대 일본 폭발적 감염확대..긴급사태 반복·올림픽 탓에 위기의식 '뚝'

김소연 2021. 7.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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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코로나19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는 등 폭발적으로 확대된 데는 반복되는 긴급사태 선언으로 방역에 대한 위기 의식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도쿄 번화가에서 올림픽 분위기를 이용해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술집·음식점이 늘어나는 등 올림픽이 감염확대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도쿄에만 4번째 긴급사태가 선포되는 등 '긴급사태 반복'으로 위기감이 약해진 것이 감염자가 급증한 배경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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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29일 신규 확진자 1만699명
시부야 등 번화가 '올림픽 중계' 술집 영업 성행
"위기인데 정부도 국민도 의식 못해"
일본 도쿄 시부야 모습. 도쿄 AP/연합뉴스

일본에서 코로나19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는 등 폭발적으로 확대된 데는 반복되는 긴급사태 선언으로 방역에 대한 위기 의식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도쿄 번화가에서 올림픽 분위기를 이용해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술집·음식점이 늘어나는 등 올림픽이 감염확대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9일 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699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이래 최다 수치다. 올 7월 초순에 하루 2천명을 밑돌던 확진자는 지난 14일 3천명대, 21일 4천명대, 22일 5천명대, 28일 9576명에 이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올림픽 경기가 집중된 수도 도쿄 확진자는 이날 하루 최다인 3865명 감염이 확인됐다. 가나가와, 지바, 사이타마 등 수도권 3곳과 오사카도 감염자가 늘면서 긴급사태가 선포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도쿄에만 4번째 긴급사태가 선포되는 등 ‘긴급사태 반복’으로 위기감이 약해진 것이 감염자가 급증한 배경으로 꼽고 있다. 후생노동성 자문 전문가들은 “위기적 상황인데도 정부와 시민들이 인식을 공유할 수 없는 것이 최대 문제”라고 호소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긴급사태에도 유동 인구가 별로 줄지 않은 가운데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자숙’과 거리가 먼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면서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이 현장에서 별로 먹히지 않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도쿄는 긴급사태 선포에 따라 음식점 등에 술을 제공하지 않고 밤 8시까지 영업을 단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올림픽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도쿄 시부야 번화가에는 ‘올림픽 중계 중’이라는 벽보를 붙이고 영업하는 가게가 있고, 많은 손님이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28일 밤 12시까지 문을 연 술집은 올림픽 축구 일본팀 경기를 보여줬다”며 “손님들은 술을 마시면서 가게 밖까지 들릴 정도로 환호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 술집 주인은 “정부에서 주는 협력금은 충분하지 않다. 도산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해야 하지 않겠냐”며 “감염이 더 확대해도 영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아사히신문>도 “도쿄 우에노 술집 안에는 올림픽 야구 중계를 보면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며 “대부분 마스크를 벗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도 위기의식을 약화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28일 기자단에 “지난 1월 제3파(3차 확산)와 비교하면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고령층의 감염자가 줄고 있다”며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도쿄도 보건담당 국장은 “괜히 불안을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연일 감염자가 최다 수치를 보이고 의료진들이 부담을 호소하는 만큼, 너무 안이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에 코로나 대책을 조언하는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 회장은 28일 국회에 나와 “의료 압박이 시작됐다”며 “일본 사회 모두 위기감을 공유하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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